저마다 "판세 유리"…安 "1차투표서 승부", 千·鄭·李 "결선서 승리"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국민의당 당권 주자들은 8·27 전당대회를 열흘 앞둔 17일 일제히 호남 민심을 향한 구애를 보냈다.
안철수 전 대표, 이언주 의원, 정동영 의원, 천정배 전 대표(기호순) 등 당권 주자 4명은 전날 저녁 전남 나주에서 열린 핵심 당원 워크숍에 참석한 데 이어 이날 TV토론회를 위해 상경하기 전 광주에 들러 한 표를 호소했다.
호남은 작년 총선에서 지역구 의석 26석 중 23석을 국민의당에 몰아준 정치적 '텃밭'이다.
특히 당원 약 24만 명 중 50% 이상인 12만여 명이 집중된 최대 표밭이기도 한 만큼 당권을 잡기 위해서는 먼저 호남의 마음을 얻는 것이 필수다.
당권 주자들이 광주를 필두로 호남을 공을 들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더욱이 대선 등 역대 선거에서 '전략적 선택'을 통해 특정 후보나 정당에 몰표를 주는 호남 표심의 성향이 이번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도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이들은 선거 막판까지 호남 표심을 구애해야 하는 처지다.
게다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자가 없어 결선투표로 갈 경우 호남 민심이 어디로 쏠리느냐에 따라 1·2위 후보 간의 막판 뒤집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권 주자들의 동선을 보면 먼저 '비호남' 주자인 안 전 대표는 지난 10일 후보등록 후 첫 일정으로 광주에 내려갔고, 이후에도 연일 당원과 지지자들과의 간담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광주 서구을이 지역구인 천 전 대표는 앞서 전북과 전북 지역을 각각 2박 3일씩 순회한 데 이어 밑바닥 민심 다지기에 분주하다.
전북 전주가 지역구인 정 의원도 지난 11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는 등 연일 광주·전남·전북을 오가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안 전 대표와 함께 비호남으로 분류되는 이 의원 역시 지난 14일 광주지역 캠프를 꾸리는 등 기반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권 레이스가 열기를 더해가면서 각 주자는 자체 판세 분석을 통해 저마다 자신이 유리한 흐름을 잡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여론조사를 할 수 없어 판세를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지금은 당연히 1차에서 끝낸다는 것이 캠프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친안(친안철수)계'이자 중도 성향으로 안 전 대표와 지지층이 겹친다는 평가를 받는 이 의원의 출마로 표심이 분산되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분석과 관련해서는 "일부 지지층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결국 당을 구하고 올바르게 이끌 적임자가 안 전 대표라는 판단을 당원들이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 전 대표 측은 안 전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이후 전당대회가 호남 대 비호남 구도로 재편되면서 호남 민심이 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대선 패배 후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안 전 대표를 향한 호남 민심이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면서 "광주를 중심으로 호남 표심이 천 전 대표에게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의원 측도 결선투표 진출을 자신했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이 후보가 1차 투표에서 예상외 선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안 후보 표가 분산돼 결선투표로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호남 표가 (안철수·천정배·정동영 후보에) 3등분 된다고 해도, 전북에서 원사이드로 정 의원을 지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의원은 전날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바닥이 굉장히 좋아지고 있다. 자체조사 결과나 판세분석 결과 많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제가 중간 정도 되는 것 같다. 상승추세이기 때문에 결선에서 제가 붙을 것 같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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