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文대통령 "정권에 장악당한 언론에도 많은 책임"

입력 2017-08-17 13:47   수정 2017-08-17 13:57

[일문일답]文대통령 "정권에 장악당한 언론에도 많은 책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고상민 서혜림 설승은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적폐청산은 많은 반칙과 특권을 일소하고 우리 사회를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사회 현안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



-- 대통령께서는 최근에 지난 10년 동안 우리 사회 많은 부분이 무너졌다, 그중에서 특히 언론, 그중에서도 공영방송이 참담하게 무너졌다고 말씀하셨다. 그 기간에 많은 기자가 해직됐다가 복직됐고, 또 아직 복직되지 못한 기자들도 많다. 정권에 상관없이 공영방송 또는 공적인 소유구조를 가진 언론의 공공성·공정성을 확보할 방안에 대해서 어떤 구상을 갖고 있나.

▲ 우선 언론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또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언론이 자율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영방송의 경우에 기본적으로 지난 정부 동안 공영방송을 정권의 목적으로 장악하려는 그런 노력들이 있었고, 그게 실제로 현실이 됐다. 저는 공영방송을 정권의 목적으로 장악하려 했던 정권도 나쁘지만 그렇게 장악당한 언론에도 많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언론의 공공성 확보와 언론의 자유를 보장받기 위한 노력들은 언론이 스스로 해야 할 일이지만 적어도 문재인 정부는 언론을 정권의 목적으로 장악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겠다는 것을 확실히 약속드리겠다. 그러기 위해서 아예 지배구조 개선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서 정권이 언론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확실한 방안을 입법을 통해서 강구하겠다. 이미 국회에 그런 법안들이 계류돼 있는데 그 법안의 통과를 위해서 정부도 함께 힘을 모을 것이다.

-- 새 정부의 국정과제 1번이 이른바 적폐의 완전하고 철저한 청산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께서 생각하는 가장 우선순위의 적폐청산이 무엇인지, 그리고 또 이른바 적폐청산을 위해서 기한은 예를 들어 내년까지 또는 임기 말까지 이런 식으로 어떤 기한을 설정해 놓은 게 있으신지 답변해주시기 바란다.

▲ 제가 생각하는 적폐청산은 우리 사회를 아주 불공정하게, 불평등하게 만들었던 많은 반칙과 특권들을 일소하고 우리 사회를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만드는 것이다. 특정 사건에 대한 조사와 처벌, 또 특정 세력에 대한 조사와 처벌, 이런 것이 적폐청산의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우리 사회를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1∼2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정부 임기 내내 계속되어야 할 노력이다. 그리고 아마도 이번 정부 5년으로 다 이루어질 수 있는 과제도 아닐 것이다. 앞으로 여러 정권을 통해서 이 노력이 계속되어서 그것이 제도화되고 또 관행화되고 문화로까지도 그렇게 발전되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구성돼서 지난 대선 기간의 공약들을 정리한 100대 국정과제가 발표됐다. 그 내용을 보면 지역공약과 관련돼서는 별도의 T/F팀을 구성해서 구체적인 추진일정을 밝히겠다 이렇게 되어 있는데 아직 T/F팀 구성과 운영이 진행되지 않고 있고 그러다 보니까 지역공약들이 언제, 또 어떤 절차를 거쳐서 진행이 될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원전문제라든가 평창동계올림픽과 같은 사안들은 국가적인 어젠다이면서 또 동시에 지역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안들이다. 대통령께서는 이러한 지역공약, 또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 우리 정부는 인수위 과정 없이 취임 100일을 맞이하고 있는데 너무 급하게 재촉을 하시는 것 같다. 일단 국정기획위원회는 국정과제 100대 과제를 선정했을 뿐이고 말씀하신대로 지역공약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T/F를 구성해서 하나하나 다듬어가야 할 그런 상황이다. 특히 강원도의 경우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것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더 우선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잘 될 것이라고 말씀드린다.

-- 복수노조가 시행된 지 8년 정도가 지났는데 여전히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0% 정도로 OECD 최하위권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아직도 사용자 쪽이 노조설립을 막는다거나 설립된 노조를 파괴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런 노동문제, 부당노동 행위에 대한 공권력의 역할이 미진한 게 아니냐 하는 지적들이 나온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 그리고 미조직 노동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서 노조조직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는데 여기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이 궁금하다.

▲ 새 정부의 중요한 국정목표 중 하나가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존중되려면 정부가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그런 정책들을 더 전향적으로 펼쳐야 하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단합된 힘으로 자신들의 권익을 키워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노동자 조직률을 높여나가는 것은 중요하다. 노동조합 조직률을 높여나가겠다고 하는 것이 저의 지난 대선공약이기도 했다. 정부도 노동조합 조직률을 높이기 위해서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 그러나 한편으로 노동조합도 좀 더 대중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식의 노력들을 함께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노동조합의 결성을 가로막는 여러 가지 사용자 측의 부당노동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의지로 단속하고 처벌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한다.

-- 대통령께서 탈원전에 대해서는 굉장히 공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울산 신고리 5, 6호기에 대해서 현재 공론화위원회에서 여러 가지를 작업하고 있다. 대통령께서 소위 국가의 국책사업에 대해서 직접 탈원전을 말씀하셨다고 한다면 이 문제를 직접 산자부나 대통령께서 이 문제를 직접 주도적으로 해 나가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이 공론화위원회에 대해서 제가 불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연 앞으로 어떻게 도출될 것인지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의문점을 갖고 있다.

▲ 우선 탈원전도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조금 말씀을 드리자면, 제가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은 급격하지 않다. 지금 유럽 등 선진국들의 탈원전 정책은 굉장히 빠르다. 수년 내에 원전을 멈추겠다는 식의 계획들인데 저는 지금 가동되고 있는 원전의 설계 수명이 만료되는 대로 하나씩 하나씩 원전의 문을 닫아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근래에 가동이 된 원전이나 또 지금 건설 중인 원전은 설계 수명이 60년이다. 적어도 탈원전에 이르는 데는 6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그 시간 동안 원전이 서서히 하나씩 줄어나가고 또 그에 대해서 LNG라든지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대체에너지를 마련해 나가는 것은 조금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것이 전기요금의 아주 대폭의 상승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일도 아니다. 이렇게 탈원전 계획을 해 나가더라도 지금 현재 이 정부, 우리 정부 기간에 3기의 원전이 추가로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그에 반해서 줄어드는 원전은 지난번에 가동을 멈춘 고리1호기와 앞으로 가동 중단이 가능한 월성1호기 정도다. 2030년에 가더라도 원전이 차지하는 우리 전력비중이 20%가 넘는다. 그것만 해도 우리는 세계적으로 원전의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다. 그래서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는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아주 점진적으로 그렇게 이루어지는 정책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신고리 5, 6호기의 경우에는 당초 저의 공약은 건설을 백지화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작년 6월 건설 승인이 이뤄지고 난 이후에 꽤 공정률이 이루어져서 거기에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가 많이 되었다. 그리고 또 중단될 경우에는 추가적인 매몰 비용도 또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당초 제 공약대로 백지화를 밀어붙이지 않고 백지화하는 것이 옳을 것이냐 안 그러면 이미 그만큼 비용이 지출됐기 때문에 신고리 5, 6호기 공사를 계속해야 될 것인가 이 부분을 공론조사를 통해서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공론조사를 통한 사회적 합의 결과에 따르겠다는 것인데, 저는 아주 적절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공론조사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합리적인 결정을 얻어낼 수 있다면 앞으로 유사한 많은 갈등 사안에 대해서도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하나의 중요한 모델로 그렇게 삼아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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