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유입난민 급감하자 민니티 내무장관 인기 치솟아

입력 2017-08-17 19:01  

伊 유입난민 급감하자 민니티 내무장관 인기 치솟아

정보·범죄 단속에 잔뼈 굵은 남부 출신…강경 난민 정책 주도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몇 년 동안 물밀 듯이 밀려들던 난민 행렬이 꺾일 조짐을 보이자 이탈리아의 난민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마르코 민니티(61) 내무장관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에 들어온 난민은 9만7천293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1% 감소했다.






당초 올 들어 유입 난민 수가 급증하며 올해 이탈리아에 도착하는 난민 수는 역대 최다인 작년을 뛰어넘는 20만 명을 웃돌 것으로 전망됐으나, 7월 들어서부터 난민 수가 급감한 덕분에 전체 난민 수도 작년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통상 여름철이 항행 조건이 좋아 연중 가장 많은 난민이 몰리는 시기임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수치는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추세 전환을 이끌어 낸 주인공이 작년 12월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 내각의 출범과 함께 내무부 수장에 임명된 민니티 장관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는 불법 난민 저지를 위해 대외적으로는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대한 지원 강화, 대내적으로는 지중해에서 활동하는 난민 구조 비정부기구(NGO) 압박이라는 강경한 '투 트랙'의 난민 전략을 가동하며 그동안 빗장이 풀렸던 난민 행렬에 제동을 거는 데 일단 성공했다.

여론조사 기관 Ixe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46%가 민니티 장관의 난민 정책을 지지했고, 18%는 그가 난민 저지를 위해 더 강력한 조치를 펴야 한다고 응답해 민니티의 강경한 난민 정책이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그의 난민 정책이 너무 가혹하다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 응답자는 17%에 그쳤다.

난민 감소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이탈리아 정치권과 대중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난민 문제에 돌파구가 열릴 조짐을 보이자 지금까지 대중적 인지도가 크지 않았던 민니티 장관은 각종 여론 조사에서 정치인 지지도 선두를 넘보며, 그가 민주당의 차기 총리 후보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악명 높은 마피아의 분파 은드란게타의 근거지인 남부 레조 칼라브리아 출신인 민니티 장관은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뒤 공산당 활동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지금까지 총 5차례 중도 좌파 정부에서 정보 분야와 범죄 단속 분야에서 중책을 맡은 그의 경험과 경력은 리비아 정부와의 불법 난민 단속 협력을 이끌어내고, 불법 난민 밀입국 업자와 공모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난민 구조 NGO의 활동을 통제하기 위한 '행동 규약'을 강단 있게 밀어붙이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또, 이탈리아에 체류하는 난민들에게 유럽 다른 나라로 이동할 수 있는 임시 비자를 발급할 수도 있다는 계획을 공개, 난민 분산 수용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유럽연합(EU)에 경고 메시지를 날린 것도 그의 작품이다.






한편, 인권 단체들이 NGO를 옥죄는 그의 강경한 난민 정책으로 지중해에서 사망하는 난민 수가 증가하고, 리비아로 송환되는 난민들의 인권이 유린될 것이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집권당 내부에서도 이에 동조하며 '행동 규약'을 비토하는 분위기가 대두되자 민니티 장관은 지난 7일에는 내각 회의에 불참, 장관직 사퇴를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자,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와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이 민니티 장관을 지지하는 성명을 내며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총리와 대통령이 한꺼번에 내각의 각료를 지지하는 성명을 낸 것은 이탈리아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인식된다.

결국 장관직을 걸고 배수진을 친 끝에 NGO를 겨냥한 '행동 규약'은 원안대로 관철됐고, 현재까지 지중해에서 활동하는 NGO 가운데 절반이 넘는 5개가 이에 서명하며 이탈리아 측에 백기를 들었다.

민니티 장관은 지난 15일 로마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난민 유입 추세가 꺾이고 있음을 발표하며 "우리는 여전히 터널 안에 있고, 그 터널이 길지만, 처음으로 터널 끝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말해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임을 천명해 앞으로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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