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계 파키스탄인 남성들이 백인 여성을 성폭행하고 착취하는 문제가 영국에 있다"고 주장한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 하원의원이 예비내각에서 사퇴했다.
사라 챔피언 의원이 이런 글을 담은 자신의 기고가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16일(현지시간) 예비내각 정부평등처 담당차관직에서 물러났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챔피언 의원은 지난 13일자 영국 최대 타블로이드 '더선'에 술이나 마약 등에 취한 여성들을 상대로 성폭행과 매춘 조장 등을 일삼은 범죄조직원 17명이 최근 유죄평결을 받은 사건을 지칭해 "영국계 파키스탄인 남성들이 백인 여성을 성폭행하고 착취하고 있다…이제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일 때"라는 제목의 기고를 냈다.
그는 "영국계 파키스탄인 남성들이 백인 여성을 강간하고 착취하는 문제가 영국에 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인종차별주의자가 되는가? 아니면 이 끔찍한 문제를 그게 뭐라고 말할 준비가 그냥 됐다는 건가?"라는 문장으로 기고를 시작했다.
이후 더선 칼럼니스트 트레버 카바나흐가 13일에 공개된 이민과 브렉시트를 주제로 한 칼럼에서 "트레버 필립 전 법무부 차관과 사라 챔피언 같은 노동당 의원들 덕분에 무슬림들은 문화적 문제라기보다는 특별한 문제라고 말하는 것이 용납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증폭됐다.
논란이 커지자 챔피언 의원은 "더선이 헤드라인과 첫 문장을 매우 자극적으로 만들었다"며 "우리 지역구의 수천명을 착취해온 그 범죄조직들에 관한 문제의 복잡성을 말하는 뉘앙스는 모두 삭제됐다. 내 이름으로 나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해명한 데 이어 예비내각에서 물러난 것이다.
하지만 파키스탄 이민자 가정 출신의 집권 보수당 하원의원인 사지드 자비드 지역사회장관이 트위터에 "(노동당 대표 제러미) 코빈이 사라 챔피언을 해임한 건 잘못이다. 인종적 동기를 포함해 아동 성착취에 관한 솔직하고 공개적인 토론이 필요하다"며 챔피언 의원을 두둔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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