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의견 안듣는 법원 양형위…2013년 이후 공개토론 '0'

입력 2017-08-18 06:25  

국민 의견 안듣는 법원 양형위…2013년 이후 공개토론 '0'

윤상직 "자문위·공청회도 소극적…눈높이 맞추려면 다양한 의견 수렴해야"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형사재판에서 범죄 종류와 유형별로 선고형량의 범위를 제시하고 사회 흐름에 맞춰 가중·감경 등의 고려 요소를 담는 '양형기준'을 연구하는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가 국민 여론 수렴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최근 4년간 양형위원회 회의 계획 및 개최 현황'에 따르면 양형위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문가와 일반 국민이 참여해 의견을 교환하는 공개토론회를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1차례씩 토론회가 계획됐지만 실제로 열리지는 않았고, 2015년과 지난해에는 아예 계획도 잡힌 게 없었다.

외부 전문가나 관계자의 의견을 듣는 자문위원 회의와 공청회도 지난 4년 동안 각각 14회와 9회가 계획됐지만, 실제로 열린 횟수는 각각 5회와 6회에 그쳤다.

게다가 대법원은 지난해 양형위에 배정된 예산에서 1천700만원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판결이 국민의 보편적인 정서와 동떨어지거나 시대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법원은 양형기준 정비를 통해 재판과 법감정의 간극을 좁히는 데 힘을 기울여왔지만, 정작 대중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절차를 게을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 의원은 "양형위는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양형기준을 세우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며 "활발한 의견 수렴 활동을 펼쳐야 할 양형위가 미숙한 회의 운영으로 인해 배정된 예산을 사용하지 않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hy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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