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징수" vs "징수 반대" 팽팽…'900원 징수' 절충안 제기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수도권 지하철 신분당선의 노인 운임 징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2차 간담회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국토교통부는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성남시청 회의실에서 '신분당선(강남∼정자) 무임수송 유료화 관련 2차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신분당선 운영사인 네오트랜스㈜와 국토부, 경기도, 성남시, 서울시 등 관계자와 노인단체 대표, 성남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대학교수 등 전문가가 참석했다.
국토부는 네오트랜스가 지난달 7일 만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에게도 요금을 받겠다고 운임 변경 신고를 하자 지난달 28일 1차 간담회를 열고 각계 의견을 들었다.
서민 물가나 국민 정서와 직결되는 민감한 지하철 요금 문제를 합리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당사자와 전문가 등 의견을 폭넓게 수용하겠다는 취지였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2차 간담회에서도 네오트랜스 측은 재정상 어려움을 강조하며 노인 운임 징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노인단체 대표들은 수도권과 부산 등 다른 지역에서는 지하철 무료 이용이 가능한 상황에서 신분당선만 요금을 받겠다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논리 등으로 요금 징수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다만, 노인단체 대표 일부는 현재 만 65세 이상인 '노인' 기준을 고령화 등 사회변화에 맞게 만 70세로 올리고 만 65∼69세에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로 참석한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절충안으로 '900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신분당선 요금 체계를 보면 기본요금 1천250원, 별도운임 900원, 5㎞당 거리비례요금 100원 등으로 이뤄졌는데, 서울 등 다른 도시철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기본요금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민자 철도인 신분당선에 특수하게 부과된 별도운임만 부담하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노인·시민단체 대표들은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을 취했지만, 일부는 "검토할 만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성남시·경기도 등 지자체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국토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지만, 상대 입장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졌다고 보고 추가로 간담회를 열어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1년 10월 개통한 신분당선(강남∼정자)은 적자 누적으로 2014년 이후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 누적 적자는 약 4천억원에 달한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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