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팀, 프로바이오틱 유산균·땅콩 단백질 이용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어린이 땅콩 알레르기에 4년 이상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치료법이 호주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머독 아동연구소 연구팀은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아동 48명에게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Lactobacillus rhamnosus)라는 프로바이오틱 유산균과 함께 땅콩 단백질을 18개월 동안 하루에 한 차례 제공한 결과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이 2013년 처방을 멈추고 조사한 결과 시험 대상 어린이의 82%가 알레르기 증상 없이 땅콩을 견뎌낼 수 있었다.
또 같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4년 후에 다시 조사한 결과 70%의 어린이가 여전히 알레르기 반응 없이 땅콩을 먹을 수 있었다.
연구를 이끈 미미 탕 교수는 "시험 참가자의 3분의 2는 규칙적으로 땅콩 섭취를 계속할 수 있었으며, 절반 이상은 적정하거나 많은 양의 땅콩을 정기적으로 먹을 수 있었다"라고 호주 ABC 방송에 말했다.
시험참가자 중 한 명인 올리비아 메이(10)는 7년 전만 해도 땅콩버터 샌드위치를 물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났지만, 현재로는 알레르기 신호가 없다.
올리비아의 엄마인 탄야는 "가장 좋은 것 중 하나는 파티에 맘껏 갈 수 있게 됐고, 아이를 친구 집에서 하룻밤 묵게 할 수도 있게 됐다"라고 이 방송에 말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프로바이오틱 유산균이 인체 면역시스템의 알레르기 반응 방법을 바꿔놓는다는 것이다.
탕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이 면역시스템에 작용해, 알레르기 이상으로 내성 등을 발휘하도록 촉진한다"며 땅콩 알레르기도 치료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에서는 어린이 20명 중 약 1명, 어른 100명 중 약 2명꼴로 음식 알레르기를 앓고 있다.
어린이 음식 알레르기의 대부분은 심하지 않아 시간이 흐르면서 없어지지만, 일부의 경우 특히 견과류나 씨앗, 해산물에 평생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연구팀은 이번 치료법의 분명한 성과를 확인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랜싯 아동·청소년 보건'(LCAH) 최신호에 게재됐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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