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종합=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정부가 시중에 유통하면 안 되는 '살충제 계란'을 발표하면서 일부 농장의 난각코드(달걀 식별번호)를 잘못 표기해 소비자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살충제 달걀 파동과 함께 소비자들의 달걀 구매 과정에서 절대적 기준인 난각코드를 잘못 발표함으로써 불신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8일 전국 산란계 농장 1천239개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49개 농가에서 사용이 금지되거나 기준치 이상이 검출되면 안 되는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 농장들이 달걀 껍데기에 표기하는 난각코드도 함께 공개했다.
문제는 정부 발표 난각코드에 적지 않은 오류가 발견되면서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날 충남 아산에 있는 한 산란계 농장에서 수거한 달걀에서 플루페녹수론이 0.0077mg/kg 검출됐다며 이 농장의 난각코드를 '11무연'이라고 표기했다.
그러나 난각코드 '11무연'을 사용하는 농가는 충남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 확인 결과 '11덕연'을 '11무연'으로 잘못 표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도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해당 농장의 난각코드를 '11덕연'이라고 표현했다.
이 때문에 정부 발표만 본 소비자는 실제 문제가 된 '11덕연' 달걀을 섭취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행히 난각코드 '11무연'을 사용하는 농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도 관계자는 "문제가 된 난각코드는 11덕연이 맞다"며 "농장주와 직접 통화해 여러차례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북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정부는 칠곡에서 생산된 부적합 계란 난각코드를 '14해찬'이라고 발표했으나, 경북도와 칠곡군이 확인한 결과 문제의 농장은 '11혜찬'으로 표기하고 있었다.
정부는 난각코드 오류 지적이 있자 뒤늦게 '11혜찬'으로 수정했다.
서로 다른 농장이 같은 난각코드를 사용하는 바람에 억울한 피해를 본 사례도 있다.
비펜트린이 검출된 경북 칠곡의 한 농장은 '14소망'이라는 난각코드를 사용했다.
그러나 살충제 검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난 경북 경주 또 다른 농장도 '14소망'이라는 같은 난각코드를 사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경주 농장을 칠곡 농장으로 오해해 반품을 요구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난각코드에서 숫자는 생산지를 가리키는 코드지만, 뒤에 쓰는 생산자 이름은 농장주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이 때문에 난각코드를 부여할 때부터 농장마다 다른 이름을 쓰도록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도 관계자는 "산란계 농장이 판매업을 할 때는 신고제 대신 등록제로 한다면 같은 이름을 써서 생기는 혼선이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j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