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슬라이드·잠수교 백사장 등 야심찬 프로젝트 잇따라 축소·취소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하늘도 무심하시지 왜 하필 주말마다…'.
휴가철인데도 업무 현장에서 착잡한 가슴만 쓸어 내리는 이들이 있다. 바로 주말마다 비가 내리는 바람에 기획한 축제가 취소·변경된 서울시 공무원들이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여름은 유난히도 주중에는 맑다가도 주말만 되면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축제나 행사 여러 건이 취소되거나 일부 축소·변경됐다.
당장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예정됐던 봅슬레이 워터슬라이드는 기상 악화를 이유로 취소됐다.
서울시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이날은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며 "사전에 예약한 시민에게는 오전 8시 30분과 10시 두 차례에 걸쳐 안내 문자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봅슬레이 워터슬라이드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6개월 앞두고 축제 분위기를 고조하고자 설치된 길이 300m, 높이 22m의 대규모 시설이다.
전날인 토요일 이용객은 5천 명에 달했고, 행사장 방문객은 6만5천 명으로 추산되는 등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시는 봅슬레이 워터슬라이드와 함께 마련한 부대 행사는 일부 축소해 운영할 방침이다.
지난달 한강 잠수교 남단에 설치하려 했던 '잠수교 백사장'도 한 차례 연기된 끝에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시는 당초 지난달 28일부터 사흘간 잠수교 차량을 전면 통제하고 선베드, 파라솔, 150m 길이의 워터슬라이드를 설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행사가 예정된 주말 에 집중호우가 예보되자 시는 행사를 2주 미뤘다.
그런데 정작 비가 온다던 날에는 빗방울이 내리지 않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관 민간업체가 추가 비용 등의 이유로 사업에 난색을 표하는 바람에 행사는 취소되고 말았다.
지난달 23일 열린 수돗물 마시기 공동 캠페인은 정작 '물' 때문에 일부 행사 장소를 황급히 옮기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일 서울에 호우경보가 발효되는 등 장대비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카드섹션 캠페인은 비를 피하려 지하 시민청 입구에서 열렸다.
매주 주말 여의도한강공원·DDP·청계광장 등 5곳에서 열리는 '밤도깨비 야시장'도 주말마다 내린 비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올해 7∼8월은 주말마다 비 소식이 이어지면서 시장이 제때 손님을 맞은 적이 손에 꼽을 정도다.
여의도한강공원 야시장의 경우 지난달과 이달 금요일과 토요일에 모두 15번 열렸어야 하지만, 비 때문에 7번이나 휴장했다.
시 관계자는 "다른 야시장도 여의도와 상황은 비슷하다"며 "비가 자주 내려 휴장하는 바람에 장사를 못 한 분들을 생각하면 안타깝다. 다행히 어제는 오랜만에 행사가 성공리에 진행돼 솔드아웃(매진) 행렬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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