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개항 앞두고 막판 시험운영 '올인'
선수단 편의시설·대회 홍보에도 총력
(영종도=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아 한국을 찾을 방문객들의 첫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의 제2터미널은 시간, 그리고 오류와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평창 올림픽 개막을 176일 앞둔 지난 17일 오전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는 단 하나의 실수 없는 완벽한 공항을 만들기 위한 시험운영이 반복되고 있었다.
형광색 조끼를 입은 30여명의 '가상 승객'이 출국장 중앙에 있는 자동수하물위탁(셀프백드롭) 카운터 앞에 섰다.
이들은 트렁크 가방을 수하물 벨트 위에 올리고 터치식 화면을 안내에 따라 눌러가며 체크인 절차를 진행했다. 수하물은 벨트를 따라 흐르며 눈앞에서 사라져 갔다.
그러나 테스트 책임자인 인천국제공항공사 T2(제2터미널)시험운영팀 김종현 팀장의 표정은 오히려 더 굳어졌다. '가상 안내원'을 맡은 대한항공 직원이 "화면의 안내 사진 하나가 잘못돼 있다"고 알려오자 김 팀장은 그제야 싱긋 웃었다.
김 팀장은 "어차피 드러날 오류라면 개항 전에, 최대한 일찍 발견되는 게 낫다"며 체크인 기기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트렁크 가방을 벨트에 올릴 때 바퀴가 있는 쪽, 상대적으로 무거운 가방 하단이 앞을 향해야 한다. 그래야 벨트를 따라 이동하는 과정에서 '잼(수하물끼리 걸려서 벨트가 멈추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화면 속 안내 사진의 트렁크는 바퀴가 승객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진 한 장만 바꾸면 될 사소한 문제로 보였지만, 김 팀장은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해외 공항도 문제가 생겼다 하면 70∼80%가 BHS(수하물처리시스템) 때문이다. 오류가 하나만 발생해도 3∼4시간이 날아가곤 한다"고 그는 말했다.
세계 최고 자리를 놓고 인천공항과 다투는 싱가포르 창이공항도 제4터미널을 당초 올해 초 개항하려 했으나, BHS에 문제가 생겨 지금까지 테스트 중이라고 공사 관계자는 귀띔했다.
현재 인천공항 제2터미널의 BHS 오류 발생률은 짐 100만개 중 2개꼴이다. 공사는 이마저도 최대한 '제로'까지 줄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2터미널은 올해 1월부터 시운전에 들어갔다. 전자장비 연동 시험을 거쳐 5월부터는 개항 상황을 가정한 시험운영에 주력하고 있다.
항공기 도착, 탑승교 도킹, 수하물 처리, 환승객 이동 등과 같은 기본적인 공항 업무부터 미아·응급환자 발생 등 비상 상황은 물론 주차 대행까지 107개의 시험운영 테스트를 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한 테스트는 해결될 때까지 반복한다.
T2시험운영팀 직원들의 일상도 반복의 연속이다. 오전에 그 날의 시험운영 테스트를 하고 오후에는 오류가 없는지 샅샅이 훑어본 뒤 제2터미널을 사용하게 될 대한항공 직원들과 회의를 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밤늦게까지 머리를 맞댄다. 쉬는 날 출근을 자청하는 직원도 있다.
9월에는 실제 항공기까지 동원돼 출발·환승·도착 여행객을 실제와 똑같이 처리하는 종합시험운영을 두 차례 한다. 이 전까지 시험운영 테스트를 모두 마치는 게 T2시험운영팀 직원들의 당면 과제다.
백정선 T2운영준비단장은 "1월부터 지금까지 계획한 일정대로 순조롭게 시험운영을 해왔다"면서 "개항하는 그 날까지 모든 오류를 잡아내겠다"고 말했다.
연면적 38만4천336㎡에 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지어져 연간 1천800만명의 여객을 수용하도록 설계된 제2터미널이 개항하면 인천공항의 총 수용 능력은 연간 7천200만명으로 늘어난다.
평창 올림픽을 전후해 선수단과 국제 스포츠단체 관계자, 응원단과 취재진 등 모두 4만5천여명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와 공사 목표대로 제2터미널이 내년 1월 개항하면 이들의 쾌적한 입국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공사는 대회 관계자들의 매끄러운 입국 수속을 위해 입국장에 이들만을 위한 입국심사대와 세관심사대를 별도로 운영키로 했다. 대회 관계자 전용 출국장도 따로 운영한다.
또 공항 주차장 곳곳에 스포츠장비를 임시 보관 장소를 마련하고, KTX 탑승 전 편히 쉴 수 있는 라운지를 제공키로 하는 등 각국 선수단을 위한 편의 제공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공항 곳곳에 마스코트 '반다비'와 '수호랑' 조형물과 각종 홍보물을 설치했으며, 면세구역에는 올림픽 공식 기념품 판매장을 마련키로 하는 등 '평창 분위기'를 띄우는 데에도 힘쓸 계획이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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