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중동에서 점점 세력을 잃고 있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또 다른 수니파 무장조직 탈레반과 손잡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세력 확장에 나섰다.
특히 최근 IS가 탈레반과 함께 아프간 북부에서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한 것이 유엔 조사를 통해 확인되면서 IS의 동진(東進)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 아프간지원단(UNAMA)은 자체 조사 결과 탈레반과 IS 대원들이 이번 달 초 아프간 사리풀 주 미르자왈랑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대량학살을 자행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는 전쟁범죄가 준한다"고 경고했다.
두 세력은 지난 5일 미르자왈랑을 장악한 후 마을을 탈출하려던 민간인들을 무차별 학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탈레반은 지역 장악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대량학살 의혹은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IS가 지난주 자체 선전 매체 아마크통신을 통해 미르자왈랑에서 시아파 54명을 죽였다고 주장하면서 유엔이 조사에 나섰다.
UNAMA는 IS와 탈레반이 미르자왈랑의 시아파 마을 등에서 최소 36명을 살해했고, 이중엔 민간인이 최대 27명 포함됐다고 전했다.
또 민간인 사망자 중에는 여성 1명과 10대 남성 4명, 60살 이상 남성 13명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아프간 당국도 탈레반과 IS가 이례적인 합동공세를 벌여 50명 이상을 살해했다며 이들 중 일부는 참수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UNAMA는 "다수 신뢰할만한 소식통을 통해 대량학살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는 국제인도법에 반할 뿐만 아니라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프간 정부군과 16년째 내전 중인 탈레반과 시리아·이라크를 중심으로 활동하다 최근 아프간에서 세력 확장에 나선 IS가 그간의 반목을 뒤로하고 합동공세를 본격화할 경우 내전 양상이 한층 복잡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국제연합군의 공세로 중동에서 본거지를 잃고 있는 IS가 최근 스페인 등에서 잇따라 테러를 자행한 가운데 북아프리카와 아시아가 유럽 테러의 새로운 거점이 되고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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