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1순위' 오명 씻고 맨유에 골득실 뒤진 정규리그 2위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무려 45년 만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1부리그) 무대를 밟은 허더즈필드 타운이 개막 후 2연승을 달리며 '돌풍의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허더즈필드는 20일(현지시간) 영국 웨스트요크셔주 허더즈필드의 존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2017-2018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5분 애런 무이가 결승골을 터뜨려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허더즈필드는 지난 12일 크리스털 팰리스와 정규리그 개막전 원정경기에서 3-0 대승을 거둔 이후 쾌조의 2연승으로 승점 6(골득실+4)을 따내 '선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6·골득실+8)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 차로 2위에 올랐다.
허더즈필드의 2연승은 '돌풍'으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1908년 창단해 올해로 109년의 역사를 담은 허더즈필드는 1920년대에 3시즌 연속(1923-1924 시즌·1924-1925시즌·1925-1926시즌) 1부리그 우승을 차지한 강호였다.
하지만 1971-1972 시즌을 마지막으로 1부리그에서 탈락한 뒤 하위리그를 전전했다. 2002-2003 시즌에는 4부리그까지 추락했다.
2012-2013시즌 힘겹게 2부리그로 올라선 허더즈필드는 지난 시즌 5위를 차지한 뒤 플레이오프에서 레딩을 따돌리고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일궈냈다.
허더즈필드가 1부리그에서 마지막으로 속했던 것은 1971-1972 시즌으로 무려 45년 만에 재진입한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허더즈필드의 초반 돌풍을 예견하지 못했다.
영국 도박업체인 '선베츠(SunBets)'는 이번 시즌 개막에 앞서 허더즈필드의 강등 배당률을 4/6(약 0.67배)으로 잡았다.
분자가 분모보다 작으면 적중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허더즈필드가 강등한다는 데 1만원을 걸면 원금을 합쳐 1만6천700원을 돌려받는다.
반면 지난 시즌 챔피언십에서 우승해서 이번 시즌 나란히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뉴캐슬과 브라이턴 & 호브 앨비온 강등 배당률은 각각 10/3(약 3.33배)과 11/10(1.1배)였다. 레스터시티의 강등 배당률은 16/1(16배)에 달한다. 결국, 도박업체들은 허더즈필드를 '강등 1순위'로 꼽은 셈이다.
프리미어리그에 나선 허더즈필드는 도박업체의 예상을 깼다.
크리스털 팰리스와 개막전을 시작으로 지난 시즌 챔피언십 우승팀인 뉴캐슬과 맞붙은 2라운드에서도 연승을 따내면서 허더즈필드는 단숨에 '돌풍의 팀'이 됐다.
2015년 11월 데이비드 와그너 감독이 팀의 지휘봉을 잡고 나서 허더즈필드는 변화를 시작했다.
강한 압박-빠른 역습 전술로 팀컬러를 바꾼 허더즈필드는 승승장구했고, 지난 시즌 챔피언십에서 5위로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3위 레딩과 맞붙어 120분 혈투 끝에 승부차기에서 이겨 45년 만에 1부리그 복귀를 완성했다.
허더즈필드는 와그너 감독과 2019년까지 재계약했고, 팀의 상승세는 이번 시즌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초반 반짝 돌풍'일지 모르지만, 팬들은 허더즈필드가 우승확률 0.02%의 기적을 일궈낸 레스터시티의 동화 같은 도전을 따라가길 기대하고 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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