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게임 출전 말레이 국왕 출신 술탄, 승마 금메달 챙겨 화제

입력 2017-08-21 10:55  

동남아게임 출전 말레이 국왕 출신 술탄, 승마 금메달 챙겨 화제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의 최고 지배자 중 한 명인 테렝가누 주 술탄이 동남아시안(SEA) 게임 승마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을 챙겨 화제다.

21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술탄 미잔 자이날 아비딘(55)은 전날 말레이시아 렘바 비동 지역에서 치러진 2017년 동남아시안 게임 지구력 승마경기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구력 승마경기는 승마의 마라톤에 해당하는 장거리 경주다. 이번 경기는 총 80㎞ 구간을 말을 타고 주파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술탄 미잔의 팀 동료들도 2위와 3위를 차지했으나, 특정 국가가 금·은·동메달을 모두 석권해선 안 된다는 동남아 게임 규정 때문에 동메달은 4위를 차지한 다른 국가 선수에게 넘겨졌다.

동남아시안 게임에 말레이시아의 술탄이 출전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연방제 입헌군주국인 말레이시아에는 '술탄'과 '라자', '양 디-페르투안 베사르'로 불리는 9명의 최고 지배자가 있다.

이들은 1957년 독립 이후 5년씩 돌아가며 국왕직을 수행해 왔으며, 술탄 미잔 역시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국왕으로 재임한 경력이 있다.






이번 동남아시안 게임에는 술탄 미잔 외에도 각국의 왕족들이 국가대표 선수로 참가했다.

태국에서는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의 딸인 시리와나리 나리랏(30) 공주가 승마 마장마술과 장애물넘기 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2005년 동남아시안 게임과 2006년 도하 아시안 게임에서는 배드민턴 선수로 출전했으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부터는 승마로 종목을 전환했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 레스터 시티의 2군 선수로 활동하다 브루나이 축구대표 선수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파이크 볼키아(19)는 브루나이 술탄 하사날 볼키아의 조카로 확인됐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왕족이라고 무조건 국가대표 선수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조호르 주의 지배자인 술탄 이브라힘 이스마일(59)의 아들 이스마일 이드리스(33)는 폴로 국가대표팀으로 동남아시안 게임에 출전하는 하이리 자말루딘 청소년체육부 장관에게 최근 선수 자격을 놓고 1대1 승부를 할 것을 제안했다가 거절 당했다.

말레이시아 폴로 국가대표팀은 이 과정에서 하이리 장관이 뛰어난 실력과 경험, 선수로서의 절제력을 갖췄다며 하이리 장관을 두둔한 것으로 알려졌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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