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에서 초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고령자들에 의한 상해·폭행사건도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케이신문은 21일 2016년 일본 법무성의 범죄백서를 인용해 2015년 상해와 폭행으로 적발된 65세 이상 고령자의 수가 각각 1천715명과 3천808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1.6배와 4.3배 늘었다고 보도했다.
형사범으로 입건되는 고령자들이 급증하는 것은 단지 인구 구조 상 고령자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10년간 고령자수는 1.3배로 늘어 상해·폭행으로 입건된 고령자수의 증가율보다 낮았다.
고령자가 저지른 사건 중 언론 등을 통해 다뤄지면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작년 3월 효고(兵庫)현 가코가와(加古川)에서는 담배꽁초를 버린 것에 대해 지적을 받은 한 70대 남성이 초등학교 1학년 남자 아이의 목을 졸랐다가 폭행 혐의로 체포됐고, 같은해 8월에는 도쿄(東京)도 스기나미(杉竝)구의 여름 축제에서 68세 남성이 인파 속에 화염병을 던진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해 10월에는 교토(京都)현 마이쓰루(舞鶴)시의 관공서에서 전화를 빌리려다 거절당한 70대 남성이 직원을 지팡이로 폭행하고, 도치기(회<又대신 万이 들어간 板>木)현 우쓰노미야(宇都宮)시의 전직 자위대원인 72세 남성이 공원에서 폭발물을 이용해 자살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모두 고령자들이 무차별적으로 타인을 공격해 피해를 입힌 사건들이다.
이처럼 공격적인 노인들이 늘어난 배경에는 노인들의 고립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우쓰이 마후미(確井眞史) 니가타세료(新潟靑陵)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핵가족화, 고용의 유동화가 진행되고 연장자를 존경하는 전통이 점점 사라지는 등 사회구조의 변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고령자 중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라며 "갑자기 화를 내는 것은 고립된 상황에서, 여성에 비해 변화에 순응하는 것이 서툰 남성에게서 많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은 고립되면 공격적이 되기 쉽다"며 "일본의 중 고년 층은 위기적인 상황에 부닥쳐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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