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기준 정비·탈세제보 악용 방지대책 등 선행돼야"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를 2년 늦추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21일 "부작용을 막기 위한 준비가 완료된다면 내년부터 종교인 과세를 시행해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이는 종교인 과세 유예법안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준비 부족을 걱정한 것일 뿐, 준비만 된다면 과세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이날 법안을 함께 발의한 의원 가운데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과세 유예법안을 발의한 것은 충분한 점검과 논의를 거치도록 해 향후 발생할 조세 마찰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라며 "준비사항을 연내에 마무리할 수 있다면 현행법대로 내년부터 과세를 시행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과세 시행 전 완료해야 하는 준비사항으로 "종교단체별로 다양한 소득원천과 비용인정 범위, 징수방법 등 상세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종단별 소득구조 특성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1인 사찰의 경우 어떻게 소득을 산정하고 과세기준을 정할지를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세무 공무원이 개별 교회나 사찰을 세무조사하는 일이 없도록 국세청 훈령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탈세 관련 제보로 세무조사가 이뤄지면 종교단체의 도덕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며 "자칫 이단세력이 종단의 분열을 책동하고 신뢰도를 흠집 내는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종교인 소득에 대해서도 다른 소득과 공평하게 근로장려세제·자녀장려세제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저소득 종교인들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오히려 종교인 과세로 수입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이런 문제만 해결된다면) 내년 종교인 과세 시행이 최선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언론이나 SNS 등에서 종교인들의 선의를 곡해하고, 세금을 안 내려는 집단처럼 매도하는 일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입법 취지를 보면 빨리 과세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새 정부가 출범한 상황에서 분열이 일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래서 최대한 빨리 과세가 되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오늘 회견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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