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정당발전위 이미 최고위 통과…김상곤 혁신안 바이블 아니다"
친문 인사, 조직적 반대…시도당 위원장은 최근 회동서 반대건의문 채택
秋대표-친문 '文心'놓고도 대립…박범계 "금주 봉합" 요구속 일부 연판장도 시사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한지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혁신 기구인 정당발전위원회(정발위)를 놓고 당내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추미애 대표가 당내 반발에도 예정대로 정발위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연일 피력하는 가운데 친문(親文·친문재인) 인사와 시도당 위원장들의 조직적 반대도 강도를 더해 갈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추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도 당 혁신에 공감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친문 인사들은 문 대통령이 당 대표 때 만든 당헌·당규를 지켜야 한다고 맞서면서 양측이 이른바 '문심'(文心·문 대통령의 뜻)을 놓고도 첨예하게 대립하는 형국이다.
추 대표는 21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정발위는 이미 최고위를 통과한 것"이라면서 "의원총회는 대표가 의원들에게 좋은 의도로 설명한 자리"라고 밝혔다.
지난 18일 의원총회에서 10여 명의 의원이 추 대표의 정발위 구상에 반대하고 지방선거 준비 절차는 현행 당헌·당규대로 진행할 것을 요구했지만, 당초 방침 대로 정발위를 진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추 대표는 지난 주말에도 페이스북에 잇따라 글을 올려 당내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추 대표는 이날 오후 김태년 정책위의장, 박완주 수석대변인, 김영진 전략기획위원장 등을 비롯한 정무직 당직자를 소집해 비공개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도 정발위 문제를 어떻게 설득해 나갈지를 논의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의원들의 오해가 있는 부분을 어떻게 풀 것인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전략 회의를 했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당내 반발의 주요 요인인 지방선거 공천권 문제에도 원칙적인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친문 인사 등은 추 대표가 당헌·당규를 변경해 시·도당 공천권을 중앙당으로 갖고 가기 위해 정발위를 추진한다고 보고 현행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추 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당헌·당규를 만든) 김상곤 혁신안은 바이블이 아니다"면서 "중앙당이 시도당 권한을 회수하겠다는 것은 아니며 견제와 균형을 가능하게 고민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의 이 같은 입장에 대부분 친문 인사인 시도당 위원장은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9명의 시도당 위원장은 지난 18일 만나 지방선거 1년 전에 공천 규정을 확정하도록 한 당헌에 따라 선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건의문을 채택했다. 지방선거 문제는 정발위와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대전시당 위원장인 박범계 최고위원 등은 시도당 위원장들을 대표해 구두로 이런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친문 인사들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추 대표가 정발위를 강행할 경우 '연판장'을 돌리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강경한 태세다.
지난 18일 의총에서 추 대표를 향해 '탄핵' 발언을 한 설훈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추 대표의 당헌 위반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의원들 의견을 모아보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추 대표와 친문 인사 간에는 '문심'을 놓고도 경쟁했다.
대표적인 친문 인사인 전해철 의원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재신임을 걸었던 혁신안을 실천하자는 것"이라고 공세를 취하자 추 대표는 "(우리가) 이긴 힘으로 해내는 아름다운 혁신을 시작하자는 것에 대통령도 뜻을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갈등이 고조되자 당내에서는 조기 해결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당정청이 한자리에 모이는 25∼26일 정기국회 워크숍에서 파열음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많다.
이와 관련해 추 대표 정발위 구상에 반대하는 박범계 최고위원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이번 주 내로 봉합을 위한 최고위 논의를 하자"고 추 대표에게 요구했다.
이에 따라 최고위 차원의 갈등 봉합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여 향후 사태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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