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출신 예술가 ECB 작품…부산 광안리 '어부의 얼굴' 등 그려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21일 경남 김해시 동상동 주민자치센터에 다소 낯선 얼굴의 인물벽화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주민자치센터 하얀 외벽에 가로 6m, 세로 8m 크기로 그려진 이는 동상동 주민이다.
이 얼굴의 주인공은 한국으로 이주한 지 12년 된 네팔 여성이다.
이 벽화는 독일 출신 예술가 ECB(본명 헨드릭 바이키르히)가 그린 작품이다.
작품 제목은 '우리 여기에 함께(Together We Are Here)'.
스프레이 페인트로 그린 이 작품은 수묵화처럼 자연스럽게 번지거나 흘러내리는 효과를 냈다.
이 작품은 지역 원주민과 먼 타국에서 온 이주민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벽화를 그리기 전 ECB는 마을 주민자치위원장과 김해문화재단 관계자 등과 함께 어떤 벽화를 그릴지 꼼꼼하게 검토한 후 결정했다.
김해시 동상동에는 실제 이주여성 등 외국인 400여 명이 주민으로 등록돼 있다.
평일 유동인구는 2천여 명, 주말 유동인구는 1만여 명에 달한다.
동상동은 옛 김해지역 원도심이지만, 이주민들의 새로운 안식처다.
동상전통시장은 외국인들의 단골 장터로 변했다.
ECB가 이번에 그린 벽화는 국내에선 세 번째다.
앞서 2012년 부산 광안리 어민활어직판장 주차빌딩에 '어부의 얼굴'을 1호로 그렸다.
또 최근에는 부산 영도구 남항동 대동대교 아래 외벽에 '우리 모두의 어머니'란 작품을 그렸다.
김성배 동상동장은 "썰렁했던 센터 외벽에 새로운 볼거리가 등장했다"며 "오래된 동상동 원주민과 타국에서 온 이주민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고 말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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