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타율 0.167·홈런 7개 그쳐…저지 "울 수는 없는 노릇"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최고 신상품은 에런 저지(25·뉴욕 양키스)다.
지난해 '살짝' 메이저리그 무대를 맛보고 올해 주전으로 발돋움한 '괴력의 거포' 저지는 전반기에 아메리칸리그 홈런 1위(30개), 타점 7위(66개), 타격 5위(타율 0.329)에 오르며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하이라이트는 엄청난 비거리의 대포를 터뜨리며 우승한 올스타전 홈런더비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이런 저지의 별명을 '모두 기립하라'는 의미의 'All Rise'라고 소개한다.
'판사'를 뜻하기도 하는 저지(judge)가 타석에 등장할 때마다 과거 유럽에서 재판정의 판사들이 썼던 흰색 가발을 착용한 익살스러운 팬들은 마치 판사가 법정에 들어올 때 '기립'이라고 외치듯 'All rise'이라는 팻말을 들고 열렬히 응원한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새로 등장한 풍경이다.
이렇게 열광적인 응원을 받던 저지가 후반기 들어 크게 휘청이고 있다.
후반기 타율은 0.169(124타수 21안타)로 뚝 떨어졌다. 전반기 84경기에서 30홈런을 때려낸 저지는 후반기 35경기에서 7홈런을 터뜨리는 데 그쳤다.
여전히 홈런 부문 아메리칸리그 1위, 장칼로 스탠턴(마이애미 말린스·45개)에 이은 메이저리그 전체 2위지만 오로지 전반기 맹타 덕분이다.
시즌 타율은 2할대(0.282)로 떨어진 상태다.
그는 21일(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와 방문 경기에서 '37경기 연속 삼진'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웠다.
메이저리그 단일 시즌 역대 최다 기록인 35경기(1971년 빌 스톤맨)를 이미 뛰어넘은 저지는 스톤맨이 1971∼1972년에 걸쳐 달성한 37경기 연속 삼진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미국 야구계는 저지의 갑작스러운 부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어깨 상태가 좋지 않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저지는 이날 왼쪽 어깨를 얼음찜질하면서도 "어깨가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부진 때문에) 좀 신경질이 나기는 하지만 딱히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다. 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극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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