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세계의 문학'에 연재한 장편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올해 초 세상을 떠난 소설가 정미경(1960∼2017)의 장편소설 '가수는 입을 다무네'(민음사)가 출간됐다. 2014년 계간 '세계의 문학'에 연재한 유작이다.
소설은 한때 예술의 정점에 이르렀던 가수 율과 그의 현재를 필름에 담게 된 이경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전설적 밴드 '무무'의 리더였던 율은 10여 년 동안 침체기와 공백기를 겪고 있다.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면서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됐고, 죽음에 다가간다. 이경은 수업 과제를 제출하기 위해 율의 마지막 여정을 다큐멘터리로 기록한다. 촬영을 거듭할수록 율과 이경에게는 미세한 변화가 생긴다.
"좋은 생은 나쁜 노래를 만들어. 나쁜 생은 좋은 노래를 만들고. 그 둘을 다 겪은 사람만이 위대한 노래를 만들 수 있지."(310쪽)
이야기는 작가의 삶과 문학관을 드러낸 예술가 소설로 읽힌다. 문학평론가 김미현은 "의도적으로 그리고 무리하게 자전적 소설로도 읽어 본다. 소설 속 주인공인 가수 율을 작가 정미경으로 치환시키면 예술가들이 지닌 영광과 상처를 날 것 그대로 내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폭설'이 당선돼 등단한 정미경은 2001년 세계의 문학에 '비소 연인'을 발표하며 소설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밋빛 인생'으로 2002년 오늘의작가상, '밤이여, 나뉘어라'로 2006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올해 1월18일 5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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