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전에 이미 복귀할 수 있는 몸 상태였지만…'신중'"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가 시뮬레이션게임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다음 복귀 수순인 재활등판 일정을 잡았다.
MLB닷컴과 복수의 다저스 담당 기자 트위터를 보면, 커쇼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다저스가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방문경기를 벌이기 전에 시뮬레이션게임을 치렀다.
시뮬레이션게임은 투수가 실제 경기처럼 타석에 타자를 세워놓고 투구하는 것이다.
커쇼는 엔리케 에르난데스, 체이스 어틀리, 터너 워드 타격코치 등을 상대로 시뮬레이션게임을 했다. 원래는 3이닝을 소화할 예정이었으나, 4이닝 동안 55개의 공을 던졌다.
이를 지켜본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거의 다 됐다"며 커쇼를 오는 27일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열리는 트리플A 경기에 선발투수로 재활등판을 시키겠다고 밝혔다.
커쇼는 지난달 25일 허리 통증을 이유로 부상자 명단(DL)에 올랐다.
커쇼는 "이미 열흘 전에 빅리그에서 공을 던질 수 있었다"며 몸 상태가 좋다고 자신감을 보였지만, 다저스 구단은 물론 커쇼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커쇼가 27일 다저스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할 확률은 '0'이다"라며 "불펜 투구-시뮬레이션게임-트리플A 경기를 치르면서 점차 강도를 높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 담당 스태프들이 전한 정보들을 취합하면, 이렇게 하는 게 맞다"고 커쇼의 선발 복귀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커쇼도 이를 받아들인다.
그는 "많은 시간을 잃었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그동안 계속 던져왔다"며 "메이저리그 경기를 모방(시뮬레이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해봐야 아는 것이다. 시뮬레이션게임은 정말 어렵다. 그러나 해야 하는 일이다. 대안을 찾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현장을 지켜본 스포츠넷LA의 얼래나 리조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커쇼는 오랜 시간 건강했다고 밝혔지만, 팀이 투구 수에 확신을 갖기를 원한다고 했다"고 전하며 커쇼가 구단 계획을 따르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시뮬레이션게임에서 커쇼와 호흡을 맞춘 포수 오스틴 반스는 "커쇼는 자신이 가진 모든 무기를 썼다. 투구가 진행될수록 약해지는 것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3이닝 후반에 제구가 안 될 때는 짜증스러워했다면서 "늘 그렇듯이 완벽주의자인 커쇼의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 덕분에 커쇼가 훌륭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등에 경미한 통증을 느껴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에 오른 다르빗슈 유는 커쇼의 시뮬레이션게임 이후 불펜 투구에 나서 32개의 공을 던졌다.
다르빗슈는 오는 25일 한 차례 더 불펜 투구를 할 예정이지만, 재활등판 계획은 현재 없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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