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분양권 전매 제한에 수익률 하락…투자 '경고등'

입력 2017-08-22 09:00   수정 2017-08-22 09:31

오피스텔, 분양권 전매 제한에 수익률 하락…투자 '경고등'

8·2 대책으로 규제 강화…연말부터 청약조정지역 물량 전매 금지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몰이를 하던 오피스텔 시장에 투자 경고등이 켜졌다.

규제 무풍지대이던 오피스텔이 8·2 부동산 대책으로 연말부터 청약조정지역 내 분양물량의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고, 거주자 우선 분양이 적용되는 등 분양 여건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공급 물량 증가로 임대수익률이 5% 밑으로 떨어진 가운데 투자 수요가 감소할 경우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청약조정지역 오피스텔 전매 금지…연 임대료 5%대 붕괴

오피스텔은 그동안 청약통장 보유와 무관하게 누구나 분양받을 수 있고 분양권 전매제한 등 규제가 없어 투자자들로부터 인기가 높았다.

최근 수도권 인기지역에서 공급되는 2천가구 규모 대형 오피스텔에는 9만건(중복 청약 포함)이 넘는 청약이 몰리며 경쟁률이 35∼45 대 1에 달하는 등 '투자 열풍'이 불기도 했다.

그러나 8·2 대책으로 오피스텔 분양 환경이 확 달라진다.

앞으로는 투기과열지구 뿐만 아니라 청약조정지역 내에서 분양되는 모든 오피스텔에 대해 분양권 전매가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 제한된다.

종전에는 계약과 동시에 일정 금액의 웃돈을 받고 매매가 가능했지만 앞으로 청약조정지역 내에서는 입주 때까지 전매가 금지되는 것이다.

또 투기과열지구에서 오피스텔 분양 물량의 20%를 거주자에게 우선 분양하는 거주자 우선 할당제가 청약조정지역으로 확대 적용된다.

일정 가구 이상 오피스텔을 분양할 때는 인터넷 청약을 의무화하는 근거도 마련돼 청약률 제고를 위한 '줄세우기'도 불가능해진다.

정부는 국민의당 최경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건축물분양에관한법률 개정안이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면 3개월 뒤인 올해 말부터 관련 규제들이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앞으로 오피스텔에 대한 투자수요가 상당부분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오피스텔을 분양받는 사람들은 안정적 월세 수익을 얻기 위한 임대사업 목적이 많지만 최근 수십 대 1까지 청약경쟁률이 높아진 것은 계약과 동시에 분양권을 팔아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며 "전매가 금지되면 이런 가수요들이 줄어들어 청약 경쟁률도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3월 분양해 1만여명의 청약자가 몰린 고양 삼송 힐스테이트 오피스텔(969실)의 경우 계약 초기에만 40%가량 분양권 전매가 이뤄졌고, 현재까지 60∼70%가량 손바뀜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도 오피스텔 투자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저금리 등을 틈타 오피스텔 공급물량이 증가하면서 월세 수입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22일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전국의 오피스텔 평균 임대수익률은 4.98%를 기록했다. 이 조사를 시작한 2010년 7월 5.98%를 기록한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5%대 벽이 무너진 것이다.

부동산114 리서치팀 이미윤 과장은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여전히 은행 금리보다는 높지만 4%대로 하락하면 각종 세금과 부대 비용, 임차인 관리 노력 등을 고려할 때 투자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적용될 전매제한 등 여러 규제와 맞물려 오피스텔 투자 시장이 예전보다는 위축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청약조정지역 오피스텔 1천600실…전매 가능 '막차'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오피스텔은 총 34개 단지 1만1천853실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 등 이미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을 제외한 청약조정지역내 오피스텔은 5개 단지 1천599실에 이른다. 이들 오피스텔은 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올해 말 이전까지 분양신고를 마치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할 전망이어서 '반짝'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서는 GS건설[006360]이 다산자이아이비플레이스 주상복합아파트 가운데 오피스텔 270실 다음달에 분양한다.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는 동탄파라곤 오피스텔(220실)과 롯데캐슬 오피스텔(700실), 금성백조예미지(315실)이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분양될 예정이다.

동원개발[013120]은 10월에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서 동원로얄듀크 오피스텔 94실을 분양시장에 내놓는다.

이에 비해 서울에서 분양될 오피스텔은 3일부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입주 때까지 전매가 금지돼 분양률에 비상이 걸렸다.

연내 분양이 예정된 서초동 서초아이파크 오피스텔(346실), 영등포구 영등포동7가 꿈에그린 오피스텔(108실) 등 4개 지 762실은 입주때까지 전매를 할 수 없다.

비투기과열지구에서 연내 분양하는 9천여실은 전매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투자 심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분양권 전매 가능 여부에 따라 청약률을 크게 좌우할 것"이라며 "전매가 금지되는 단지는 청약률이 낮아지겠지만 전매가 가능한 쪽에는 투자수요가 일부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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