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회사 주장과 달리 설치 적법하고 국내에서도 판매중"
국토부·기재부에 지원 권고…장애인단체는 4년째 명절 시위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가 시외버스와 시내버스에 일부라도 휠체어 사용 장애인을 위한 승강설비가 설치되도록 하라고 국토교통부에 22일 권고했다.
장애인단체들이 올해 설까지 4년째 명절마다 시외버스에 저상버스를 도입해 달라며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시위를 벌이고, 인권위에 진정한 데 대한 후속 조치다.
인권위는 국토부에 "현재 운행 중인 시외버스(고속형·직행형·일반형)와 시내버스(광역급행형·직행좌석형·좌석형) 일부에 휠체어 사용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장애인이 사전예약으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인권위는 기획재정부에는 "국토부가 고속버스 이동편의시설 설치 사업을 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고, 편의시설이 설치된 시내·시외버스가 확대될 수 있도록 교통사업자에 대한 재정·금융 및 세제지원을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6월30일 기준으로 전국에 운행 중인 시외버스는 총 1만730대, 시내버스는 총 4천635대다. 이중 휠체어 승강설비가 갖춰진 버스는 경기도에 최근 도입 중인 2층버스 33대뿐이다.
그간 운송회사 등은 "버스를 개조해 휠체어 승강설비를 장착하면 현행 자동차 관리 및 안전 관련 법령을 어기게 된다"며 "버스 제조업체가 편의시설이 장착된 버스를 제조하지 않는다"고 떠넘겨 왔다.
그러면서 "휠체어 승강설비 설치비나 저상버스 구매비 등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인권위는 국토부로부터 "현행 고속·시외버스에 휠체어 승강설비를 설치하는 것은 자동차관리법령에 적법하다"는 답을 받았다. 교통안전공단 차원에서 버스에 휠체어 승강설비를 설치한 건수가 2006∼2016년 243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운송회사의 주장과 달리 국내 버스 제조업체에서 휠체어 승강설비가 설치된 고속·시외버스를 생산 및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교통사업자가 시외·시내버스에 휠체어 승강설비를 설치하는 것은 국가·지자체 재정지원 의무와 별개로 교통사업자의 의무"라고 밝혔다.
이어서 "승강설비 설치로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지 않는 한 설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장애인 차별행위"라고 지적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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