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에 유명 달리한 '봉사왕'…유족은 기부 선행

입력 2017-08-22 11:07  

급류에 유명 달리한 '봉사왕'…유족은 기부 선행

공주 신풍면 권태영 씨 유족 300만원 성금…"고향에 은혜 갚는 의미"

(공주=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충남 공주시 신풍면의 권태영 씨는 지역에서 알게 모르게 봉사에 앞장섰던 이른바 농촌의 '50대 청년'이었다.


동원2리 새마을지도자로 헌신하면서 매달 홀몸노인 반찬 만들기 사업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붙임성도 좋았던 그는 틈나는 대로 주민을 상대로 "즐겁고 활기찬 농촌으로 키워야 한다"며 마을 분위기를 북돋기도 했다.

근면 성실해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던 그가 갑자기 유명을 달리한 건 지난달 11일이다.

전날 내린 비로 불어난 유구천 인근에서 권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한 마을주민이 "권씨 차량만 보이고 사람이 안 보인다"며 119에 신고했다.

주민들은 그가 집중호우로 불어난 급류에 휩쓸리는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안타까워했다고 공주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슬픔 속에 장례를 마친 권씨 유족은 한 달여 뒤인 지난 18일 신풍면사무소를 찾았다.

성금 300만원을 손에 들고서다.

권씨 어머니는 "평소 아들이 고향을 지키며 주변 사람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조금이나마 은혜를 갚는다는 차원에서 성금을 내고 싶다"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고 부탁했다.

양승희 공주시 신풍면장은 "지금까지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전달받은 가장 의미 있는 성금"이라며 "고인과 유족의 숭고한 뜻이 퇴색하지 않도록 소중하게 받겠다"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신풍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위기 가정이나 다문화 가정 등에서 대상자를 선정해 성금을 나눠 지급할 계획이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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