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경남 노동단체가 STX조선해양 선박 폭발 사고와 관련해 사망자들의 안전보건조치 미시행, 재도급 신분 은폐를 위한 서명위조 등 의혹을 제기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22일 경남 창원시 경남 민주노총 3층 회의실에서 STX조선 선박 폭발 사고 배경과 원인에 관한 입장을 발표했다.
금속노조는 사고 발생 뒤 확인된 안전보건조치 미시행 사례로 안전보건환경팀(HSE) 인력 축소, 부실투성이 작업 허가, 환기상태 불량, 적정보호구 미지급, 정전기 방호 보호구 미지급, 특별안전교육 미실시, 위법적 다단계 도급 및 숨진 작업자들 서명위조 의혹, 폭발 우려가 큰 방폭등 등을 꼽았다.
특히 금속노조는 기존 회사 측 발표와 달리 폭발 사고로 숨진 작업자 4명이 STX조선 협력업체가 아닌 협력업체가 다시 하청을 준 재도급팀 소속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숨진 작업자들은 STX조선 협력업체의 재도급업체 소속으로 이는 4명의 고인이 작성한 근로계약서를 통해 확인했다"며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이번 조사에서 위법적 다단계 도급은 없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숨진 작업자의 근로계약서와 STX조선 출입증 발부 전 서명한 안전교육관리 서명지를 대조한 결과 육안으로 구별 가능할 정도로 필적이 상이했다"며 "이는 재도급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금속노조는 사고 당일 작업자 250여명이 근무했으나 안전 관리자는 3명에 불과해 위험에 대한 대비가 불가능했다고 지적했다.
또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밀폐구역 감시자가 지정되지 않았고 사측이 폭발 위험을 알고 있으면서도 탱크에 적절한 환기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도장작업 시 유해가스 흡입과 피부 접촉을 차단할 수 있는 송기마스크 대신 착용이 금지된 방독마스크를 지급하는 등 보호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방폭등의 경우 일반전구 형태와 다를 바 없는 등 안전규격에 맞지 않는 제품일 가능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금속노조는 "이번 사고는 채권회수에 혈안이 돼 무자비한 자구책을 벌였던 법원과 은행 등 채권단이 자행한 사회적 타살"이라며 "다단계 하도급과 하청에 대한 원청의 위험작업 전가 등이 빚은 구조적 참사"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근원적 재발방지 대책으로 노·사·정 협의회 구성, 하청구조 개선과 원청 책임 강화, STX조선 책임자 구속과 엄격한 처벌, 특별근로감독 연장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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