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를 대표하는 한학자 소농(小農) 오문복(79) 선생이 평생 수집한 역사문화 자료를 국립제주박물관에 기증했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오문복 선생이 간찰, 공문서, 생활문서, 고도서 등 조선시대에서 근대기에 이르는 제주 역사를 담은 자료 967점을 기증했다고 22일 밝혔다.
기증품에는 제주 목사에 올리는 민원 문서, 삼읍답폐두정식절목(1800년대 후반 제주 삼읍 각 지역 백성들의 어려움을 바로잡기 위한 여러 조항) 등 각종 절목류, 제주부영사요람(1896년 4∼12월 제주부에서 산하 기관에 내린 훈령을 정리한 책) 등 시대상을 보여주는 다양한 공식 문서가 포함돼 있다.
개인 간 토지거래 증빙 문서, 혼수품 목록, 개인 간찰류 등 제주의 역사를 생생하게 증언해주는 자료들도 망라돼 있다.
오 선생은 직접 값을 치르고 자료를 사들이기도 하고, 글씨 한 폭을 써주고 버려지는 서예 병풍, 도배지 뒤에 재활용한 문서 등 사소한 자료까지 모아서 간직하고 연구해왔다.
그는 훗날 이 자료들이 흩어지거나 사라질 것을 우려해 평생을 걸쳐 수집하고 연구하던 자료를 박물관에 기증했다.
박물관은 기증품을 번역해 연차적으로 일반에 공개하는 등 전시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호영아 국립제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오 선생이 기증한 제주사 관련 자료들은 제주의 조선시대사 연구에 단단한 토양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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