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 도움으로 복싱 유망주로 성장 배영식씨…"세상이 가족이죠"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가족 없이 보육시설에서 자란 청년이 주위의 도움으로 권투로 역경을 헤치며 세계 챔피언의 꿈을 키우고 있다.
22일 서울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배영식(21)씨는 태어나자마자 서울의 한 수녀원에 맡겨졌다.
초등학교 때 충남의 한 보육원으로 터전을 옮겼는데, 부모가 없다는 이유로 어린 시절 내내 놀리거나 괴롭히는 또래들과 다투는 일이 잦았다.
하루하루가 괴롭던 그에게 동네 권투체육관 관장이 "권투를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해왔다. 중학교 1학년 때였다.
권투에 타고난 재능은 없었으나, 성실함만큼은 주변 사람들이 모두 인정할 정도였다.
꾸준한 노력은 결실을 거뒀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충남 대표선수로 활약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크고 작은 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을 차지했다.
중학교 3학년 때는 전국 신인 아마추어 복싱선수권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고, 같은 해 전국 단위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주목받았다.
대천고등학교에 권투 특기생으로 진학한 후에도 좋은 성적이 이어졌다. 고교 1학년 때 열린 전국 복싱대회에서 또 한 번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공동모금회가 인사혁신처와 함께 아동복지시설 고등학생의 재능을 발굴하는 프로그램 '네 꿈을 펼쳐라'를 통해 배씨를 지원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공동모금회는 배씨가 마음 놓고 운동에 전념해 대학에 진학하도록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15년 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총 395만원을 지원했다.
배씨는 지원을 발판 삼아 체육특기생이자 4년 장학생으로 대전대학교 사회체육학과에 진학했다. 지금은 프로선수와 국가대표, 나아가 세계챔피언이 되겠다는 목표를 향해 구슬땀을 흘린다.
그는 "성공적인 자립을 위해 단단한 밑거름이 돼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권투에 매진해 반드시 꿈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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