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미국시간) 적극적 공격을 포함한 새 아프가니스탄 전략을 발표함으로써 미국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때부터 16년간 수행한 최장기 전쟁인 아프간전의 새로운 계기가 마련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 등 테러 세력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움으로써 여전히 강성한 아프간 탈레반을 약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프간 전쟁은 2001년 9·11 테러 한 달 뒤인 10월 7일 미국과 영국 연합군이 테러 배후인 오사마 빈라덴 알카에다 최고지도자를 비호하는 아프간 탈레반 정권을 겨냥해 군사작전을 감행하면서 시작됐다.
'항구적 자유'로 명명된 아프간 전쟁은 개전 한 달여 만인 11월 13일 미군이 아프간 탈레반 반대 세력인 북부동맹과 함께 탈레반을 수도 카불에서 축출하고 카불에 입성하면서 쉽게 끝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다음달인 12월 7일에는 미군 등 연합군이 탈레반 핵심 거점인 남부 칸다하르까지 장악했다.
그러나 빈라덴과 탈레반 최고지도자 물라 무함마드 오마르는 도피에 성공했고 탈레반 대원들은 산악지대에 은신해 연합군을 상대로 게릴라전과 테러를 계속하면서 세력 재건을 시도했다.
2009년 취임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내 아프간전을 종료하고 주둔 미군을 완전히 철수하는 것을 목표로 2010년 10만명에 이르렀던 주둔군을 줄이고 치안 유지 책임을 아프간 군·경에 이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프간 탈레반 세력은 사그라지지 않았고 2015년 이후에는 이라크와 시리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까지 아프간에 진출하면서 아프간 안보 상황은 더욱 위태로워졌다.
결국,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5년 10월 자신의 임기 내 아프간 주둔 미군을 완전히 철수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이러는 사이 탈레반 세력은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아프간 전체 407개 군(郡·district) 가운데 33개 군의 통제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116개 군에서 정부와 통제권을 다투는 등 전국 36.6%에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받을 만큼 강성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아프간 전략을 밝히는 연설에서 "임의의 시간표는 없다"며 주둔 미군 철수 등의 시한을 제시하는 대신 테러세력과 싸움에서 승리를 내세웠다.
구체적 숫자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현재 8천400명 수준인 미군의 증원과 테러세력을 겨냥한 적극적 공격에 나설 것도 시사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새 전략에 대해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했다.
총리 격인 압둘라 압둘라 최고행정관(CEO)도 "새 전략이 테러범들을 쓰러뜨리고 평화를 성취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많은 이들이 아프간에서 완전한 승리가 가능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면 그는 부분적 전략적 승리는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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