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정신질환자의 '모방 테러' 우려 급증

입력 2017-08-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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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서 정신질환자의 '모방 테러' 우려 급증

프랑스 '테러위험인물' 등재자 중 3분의 1이 정신이상

최근 마르세유 차량돌진 사건도 정신질환자 소행…정부 대책마련 부심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대규모 테러를 수차례 겪은 프랑스가 정신이상자들의 '모방 테러' 가능성이 커지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범정부 차원의 테러 위험인물 목록인 '파일 S'(fiche S) 등재자 1만7천400여 명 중에 3분의 1이 정신병력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프랑스는 2015년 파리 연쇄 테러로 130명이 숨진 이후 수사·첩보망을 총동원해 범정부 차원의 테러 위험인물 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의 조직원이나 그의 영향을 받은 자생적 테러리스트 외에 정신질환자들의 모방 테러 가능성을 특히 경계하고 있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이 신문과 방송 등에 보도되고 소셜네트워크(SNS)에서 공유되는 테러 소식을 접하고 우발적으로 모방 테러를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테러위험인물들은 대테러 요원들이 밀착 감시를 하거나 이미 수감 중이기 때문에 비교적 '관리'가 쉽지만 정신질환자들은 그렇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일부 대테러 전문가들은 이런 점에서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이 유럽 각국에서 저지른 테러를 언론매체들이 상세히 보도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신이상자의 대표적인 테러 모방범죄는 바로 최근 프랑스 제2 도시 마르세유에서 발생한 차량돌진 사건이다.




지중해연안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는 출근 시간대인 지난 21일 오전 9시께(현지시간) 승합차가 버스정류장 두 곳에 잇따라 돌진해 시민 한 명이 숨지고 다른 한 명이 중상을 입었다.

마르세유가 위치한 프로방스 지방과 국경을 맞댄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연쇄 차량돌진 테러가 일어난 뒤 며칠 되지 않은 시점이라 프랑스 경찰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의한 테러일 가능성에 발칵 뒤집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붙잡힌 운전자는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아오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제라르 콜롱 내무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테러는 아니지만 모방범죄"고 밝혔다.

앞서 이달 6일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정신 병동에 입원해 있다가 잠시 외출을 나온 18세 청소년이 파리 에펠탑에서 테러경계근무를 서던 군인들에게 흉기들 들고 달려들었다가 제압된 일이다.

경찰 조사에서 "군인들을 죽이고 싶었다"고 진술한 용의자는 사건 당시 "알라후 아크바르"(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라는 뜻)을 외쳤다고 한다.

'알라후 아크바르'는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집단의 조직원이나 그 영향을 받은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 테러를 저지르는 순간 자주 외치는 문구다.

한 주 뒤에는 파리 인근에서 32세 남성이 피자집에 차량을 돌진, 13세 소녀가 숨지고 13명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다량의 약물에 취한 상태였던 용의자는 경찰에 "자살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다중의 공포를 조장하는 일반적 의미의 '테러'는 아니지만, 테러를 모방한 범죄로 규정하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정신병력은 개인의 내밀한 의료기록이라는 점에서 인권 침해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콜롱 내무장관은 이날 BFM TV에 출연해 "의료기록의 비밀 유지는 물론 신성한 가치지만, 동시에 우리는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안은 사람들이 (테러를 모방해서) 유사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을 없애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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