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칠레 정부가 해양생태계 교란을 막고 멸종위기에 처한 펭귄을 보호하기 위해 대규모 철광석 개발 사업을 불허했다고 엘 메르쿠리오 등 현지언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칠레는 전날 각료 회의를 열어 자국 기업인 안데스 철강이 추진하고 있는 철광석 채굴사업 계획에 충분한 환경보호 대책이 빠져 있다며 인가를 거부했다.
칠레 정부는 이번 결정이 14개 연구기관의 연구 결과와 기술적인 측면을 토대로 한 것일 뿐 정치적인 고려 없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안데스 철강은 25억 달러(약 2조8천362억 원)를 투입, 칠레 북구 코킴보 지역에서 수백만t의 철광석을 채굴하고 이를 운반하기 위한 항구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코킴보는 훔볼트 펭귄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섬들과 가깝다. 이들 섬에는 전 세계의 훔볼트 펭귄 80%를 비롯해 멸종위기종인 푸른 고래, 긴수염고래, 바다 수달 등이 서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규모 철광석 채굴 작업과 항구 건설이 해양생태계는 물론 수천만 마리의 펭귄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돼왔다.
마르셀로 메나 환경부 장관은 "회사 측이 제시한 보상 조치가 불충분하고 훔볼트 펭귄 등과 같은 우려 종의 보호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경제 개발과 국가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사업계획에 반대하지 않지만, 기업들은 사업이 수반하는 충격에 대한 적절한 해법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데스 철강은 정부 결정에 즉각 이의제기할 방침이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