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대통령, 인터폴에 전 검찰총장 수배령 요청키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가 군사개입을 시사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의지를 내비쳤다.
베네수엘라 국영 VTV 등 현지언론과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의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행하게도 우리와 미국 정부와의 관계는 사상 최악"이라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양국 관계 정상화 논의를 요청했다.
그는 "당신(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대화해야 한다"며 "대화를 통해서만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국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베네수엘라 사태 해결을 위해 군사개입 가능성을 내비치고 미 재무부가 베네수엘라 고위 인사들에 대한 경제제재를 잇달아 취한 가운데 나왔다.
미국과 먼저 관계 개선을 모색함으로써 제헌의회 출범에 따른 세계 각국의 비난 여론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외에 과시한 것으로 풀이되나 성사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최악의 경우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 중단 등의 제재도 검토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특히 "교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대를 보내 베네수엘라를 침공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우리를 도울 것"이라며 "교황은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반대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신변 위협 등을 이유로 출국한 전 검찰 총수 검거에 적극 나서겠다며 "부패 등 중범죄에 연루된 루이사 오르테가 전 검찰총장과 남편을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에 적색 수배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르테가 전 총장이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충성스런 지지자인 것처럼 행동하나 베네수엘라 정부에 해를 가하기 위해 미국과 오랜 기간 함께 일해왔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제헌의회에 의해 해임된 오르테가 전 총장은 지난 18일 국회의원인 남편 헤르만 페레르와 함께 네덜란드령 아루바를 거쳐 콜롬비아에 도착했으며, 베네수엘라 사법당국은 공직 영구 박탈, 재산 동결, 출국 금지 등의 제재와 함께 부패 혐의 등으로 체포명령을 내렸다.
오르테가는 콜롬비아 정부의 협조로 23일 열리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검찰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브라질로 이동했으며, 회의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측근들의 부패를 구체적인 증거와 함께 폭로할 예정이다.
한때 사회주의 정권의 추종자였던 오르테가는 몇 달째 이어지는 유혈 반정부 시위에도 마두로 대통령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지닌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하자 반대 진영으로 돌아섰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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