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줄어 가격상승·상품질 저하·혁신부진 우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농약과 종자의 개발을 결합하는 바이엘과 몬산토, 두 공룡기업의 합병이 공정거래 심판대에 올랐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독일 화학·제약업체 바이엘이 미국의 몬산토를 인수하면 독점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심층 조사에 들어갔다.
EU 반독점 규제당국은 합병이 성사되면 다수 시장에서 경쟁이 줄어 가격상승, 상품의 질 저하, 선택 축소, 혁신 부진이 나타날까 우려한다.
마르그레테 베스태거 EU 반독점 커미셔너는 바이엘과 몬산토의 합병 때문에 경쟁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농약, 종자, 특허가 부여되는 종자의 유전형질에 대한 연구개발이 위축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베스태거 커미셔너는 "EU는 농가가 혁신적이고 질적으로 더 나은 제품에 접근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품을 살 수 있도록 효과적 경쟁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와 동시에 기업들이 제품을 향상하는 데 혁신과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엘과 몬산토는 규제당국의 우려를 해소하려는 방안을 지난달 말 제시했으나 불충분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FT는 제안의 구체적 내용이 기밀이지만 EU는 목화씨, 평지씨, 농약처럼 겹치는 분야, 제품개발을 조정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엘은 인수작업의 규모와 분야 때문에 심층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합병으로 농민과 소비자들이 크게 이득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몬산토는 생산성 높고 이윤을 많으며 지속가능한 작물을 키우려고 노력하는 농가를 이번 합병을 통해 지원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거들었다.
두 기업의 이런 항변에도 농가와 정치권에서는 소수 기업이 농업을 좌지우지하게 되는 데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합병에 우려를 표명하는 이메일 5만여개, 편지가 5천여개가 EU에 도착했으며 규제당국이 합병을 차단해달라는 탄원에도 100만명이 넘는 이들이 서명했다.
배스태거 커미셔는 이들에 대한 답변에서 합병이 경쟁에 미치는 영향에만 조사의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엘은 사람과 동물 의약품, 플라스틱 원자재, 농약, 종자를 만드는 대규모 다국적기업이다.
몬산토는 '라운드업 제초제', 유전자조직 씨앗, 유전자 조작 형질으로 유명한 미국 농업기업으로 미주를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있다.
바이엘은 660억 달러(약 74조5천700억원)에 몬산토를 인수하기로 두 회사가 합의했다고 작년 9월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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