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등록금 대출은 삶의 무게…"빚 있으면 결혼 늦고 자녀 적어"

입력 2017-08-23 13:23  

대학등록금 대출은 삶의 무게…"빚 있으면 결혼 늦고 자녀 적어"

日 대학 조사…대출 부담이 저출산 탈출에 악영향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에서 대학등록금 대출 부담을 안고 있는 사람이 취업 후 결혼이 늦고 자녀 수도 적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23일 가와타 나호코(川田菜穗子) 오이타(大分)대학(주택정책) 교수가 작년 말 전국 25~44세 1천600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조사 대상 중 대학 혹은 대학원 졸업 학력을 가진 사람은 56%였으며 국가로부터 등록금 대출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전체의 20%였다.

조사 대상 중 35~44세 연령대에서 등록금 대출을 모두 갚았거나 등록금을 빌린 적이 없는 사람의 평균 자녀 수는 0.98명으로, 등록금 대출 변제 의무가 남아있는 사람의 평균 자녀수(0.55명)보다 크게 많았다. 등록금 대출금 부담이 자녀를 출산하는데 직접적인 부담을 준 셈이다.

등록금 대출은 결혼 자체에도 장애물로 작용했다. 35~44세 남성의 미혼율을 살펴보면 갚아야 할 등록금 대출금이 남아있는 사람이 57.1%로, 등록금 대출을 모두 갚았거나 대출한 적 없는 사람의 42.7%보다 14.4%포인트나 높았다.

이번 조사 결과는 대학생들의 과도한 등록금 대출 부담이 사회 전반적인 출산율 증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으로, 일본과 마찬가지로 비싼 대학등록금과 저출산을 사회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에도 시사점이 크다.

아사히는 조사를 통해 대학등록금 대출을 갚아야 하는 부담이 취업 후 인생 설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자가 주택을 가진 사람의 비율은 35~44세에서는 갚아야 할 등록금 대출이 있는 집단과 없는 집단 사이에서 별 차이가 없었지만, 25~34세 구간에서는 대출 상환 의무가 없는 쪽의 자가 보유 비율이 훨씬 높았다.

가와타 교수는 "등록금 대출 부담이 저출산이나 소비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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