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한국 구상미술계의 거목 오승우 화백이 60여 년 화업을 담은 작품 27점을 모교인 조선대학교에 기증했다.
23일 조선대에 따르면 오 화백은 한국 인상주의의 선구자 고 오지호(1905∼1982년) 화백의 장남이자 고 오승윤(1939∼2006년) 화백의 형으로 호남을 대표하는 미술 명문가 출신이다.
오 화백은 1930년 화순에서 태어나 조선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한 해인 1957년부터 1960년까지 국전에서 4년 연속 특선하며 31세에 추천작가 반열에 올랐다.
1993년 부친에 이어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됐고, 서울시문화상, 대한민국 예술원상,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그는 평생의 작품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목포자연사박물관, 무안군 오승우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에 기증해 예술의 사회 환원을 몸소 실천했다.
이번에 모교에 기증한 작품에는 1949년 초기작부터 최근 십장생 작품까지 시기별로 뚜렷한 특징을 보이는 불상, 건축, 산, 자화상 등 다양한 소재가 포함돼 있다.
1949년 19살 때 광주 남구 양림동을 그린 '신록'(新祿)을 비롯해 1958년 제7회 국전 특선작인 '미륵전'(금산사), 1983년부터 1995년까지 전국 130여 개의 산을 직접 다니면서 작업한 한국의 100산 시리즈, 1990년대에 천착했던 중국을 비롯한 동양의 원형에 대한 탐구를 담은 작품 등도 있다.
이와 함께 화가로서 치명적인 시력 저하와 안구 장애라는 불운을 딛고 대가가 된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화상 등 작가의 전 생애에 걸친 작품을 고루 기증했다.
오 화백은 "조선대학교 출신으로서 후배 미술학도들을 위한 격려와 학교의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작품을 기증하게 됐다"며 "생의 마지막 기증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조선대는 작품 기증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내년에 '오승우 기증작품 전(展)'을 개최해 오 화백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할 계획이다.
문의 조선대학교 미술관 ☎ 062-230-6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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