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사고 작업허가서엔 3명인데 사망자는 4명…해경 수사(종합)

입력 2017-08-23 18:49   수정 2017-08-2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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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사고 작업허가서엔 3명인데 사망자는 4명…해경 수사(종합)

"폭발 당일 옆 탱크 현장 작업 예정 1명 사고 탱크에 추가 투입"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김동민 기자 = STX조선해양 폭발 사고를 수사 중인 해경 수사본부는 사고 당일 위험작업 신청·허가서와 다르게 인력이 운용되는 등 안전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진 점을 23일 추가 확인했다.






사고 이틀 전 작성된 위험작업 신청·허가서를 보면 폭발이 발생한 RO(잔유) 보관 탱크에는 원래 3명이 일하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사고 당일에는 원래 RO 탱크와 격벽을 사이에 두고 맞붙은 슬롭(SLOP) 탱크(기름 찌꺼기를 담는 탱크)에서 작업할 예정이던 박모(33·사망) 씨가 허가서와 달리 RO 탱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는 당일 오전 작업 시작 전 사내 협력업체 K기업 팀장이자 K기업이 다시 하청을 준 M기업 대표로 있는 조모(55) 씨가 박 씨에게 RO 탱크에서 일할 것을 지시했기 때문으로 수사본부는 파악하고 있다.

현장 감독격인 조 씨는 "작업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당일 오전 작업 인원 변경을 지시했다"고 수사본부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가 RO 탱크로 옮김에 따라 맞붙은 두 탱크에서 일하던 작업자들은 각각 4명으로 조정됐다.

수사본부는 지하 3층에서는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반면 유독 1층에서 1명만 있었던 점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도장작업이 보통 2∼3인이 한 조를 이뤄 진행되는데다 지하 1층에서는 작업 도구로 보이는 장비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사본부는 사고 발생 30분 전께 "박 씨가 갑판에서 RO 탱크 쪽으로 가는 걸 봤다"는 슬롭 탱크 작업자 진술을 확보한 점 등을 토대로 박 씨가 갑판에 나가 있던 경위가 사고와 관계는 없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앞서 유족 측은 "탱크 폭발 10∼20분 전 (환기) 팬이 돌아가지 않아 이를 손보는 것을 목격한 작업자가 있다"며 환기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도 주장한 바 있다.

수사본부는 우선 조 씨를 당일 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수사본부는 또 주변 작업자 진술을 토대로 사망한 작업자들이 당일 안전교육을 받지 않은 것으로도 파악했다.

안전교육을 하고 작업지시를 하는 협력업체 관계자는 명확히 답변하지 않았지만 사고 당일 선박에서 일하던 작업자 20여명은 안전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안전교육은 탱크 내에서 작업하면서 유독가스가 찰 수 있다는 것과 정전기 발생 위험, 가스 흡입에 따른 조치 등에 관한 것이다.

선박에서 작업은 안전교육을 담당하는 협력업체 관계자가 근로자에게 안전교육과 작업지시를 완료하고 원청 HSE(Health Safety Environmental:안전관리팀)로부터 작업 허가를 맡아 진행한다.

해경은 또 숨진 근로자들이 4대 보험은 K기업에 들었고, 근로계약서는 M기업과 작성한 것을 확인했다.

해경은 M기업의 대표가 K기업 물류팀장을 겸하고 있는 만큼 두 기업의 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불법 하도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어떤 기업이 숨진 근로자의 월급을 입금했는지 등 계좌 추적도 한다고 말했다.

해경은 이르면 내일 오전 압수수색에 대한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에서는 지난 20일 오전 11시 37분께 건조 중이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안 잔유(RO) 보관 탱크에서 폭발이 일어나 안에서 도장작업을 하던 4명이 숨졌다.






imag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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