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연합 상징물 폭파 시도까지…美샬러츠빌 사태 여진 계속

입력 2017-08-23 15:36  

남부연합 상징물 폭파 시도까지…美샬러츠빌 사태 여진 계속

휴스턴서 동상 폭파하려던 20대 기소…남부연합기 내건 뉴욕 아파트 '곤욕'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주도한 지난 12일 미국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폭력시위의 여진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유혈사태의 계기이자 백인우월주의 상징으로 꼽히는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Confederate) 상징물이 계속 후폭풍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텍사스 주 휴스턴의 도심 공원에 있는 남부연합 리처드 다울링 장군 동상에 폭발물을 설치하려고 시도한 25세 남성 앤드루 슈넥이 체포됐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슈넥은 연방 정부 재정 지원을 받는 자산을 악의를 갖고 훼손 또는 파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3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샬러츠빌 사태는 시 의회가 남부연합 로버트 E.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기로 한 결정이 발단이었다.


버지니아 주 로어노크에 있는 유서 깊은 호텔 '호텔 로어노크'는 지난주 로비에서 로버트 E. 리 장군 초상화를 철거했다고 AP가 보도했다.

호텔을 소유한 버지니아 테크 재단의 존 둘리 회장은 "최근 현안(샬러츠빌 사태)이 초상화 철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뉴욕 맨해튼의 한 아파트 7층 창문에 1년 넘게 걸려 있던 남부연합기가 이번 주 들어 자취를 감춘 '사건'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샬러츠빌 시위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나치 깃발과 함께 남부연합기를 든 장면이 주목을 받으면서 이 아파트에 돌이 날아들어 창문이 깨지는 등의 소동이 벌어졌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문제의 깃발을 내걸었던 윌리엄 그린은 남부연합기에 대한 반응이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AP에 보낸 이메일에서 남부연합기가 "세상을 사랑한 그들의 신처럼 나라를 사랑한 남부연합 아버지들과 증오가 아닌 유산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샬러츠빌 시위 후 미국 곳곳에서 남부연합 상징물을 철거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일부에서는 철거 반대 여론도 있어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최고위층 인사들이 잇따라 반대 의사를 밝혀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상징물 철거에 반대하는 뜻을 내비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의 기념물들은 국가의 모든 역사를 알려야 한다"며 '철거 반대론'에 가세했다.

그는 "물론 기념물 철거 여부는 지방 정부 결정에 달렸다"면서도 "나는 기념물 축소보다 증가시키는 쪽의 신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할리우드 유명 배우 조지 클루니와 부인 아말 클루니는 증오범죄 세력을 감시하는 인권단체 남부빈곤법센터(SPLC)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부부는 성명에서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일과 우리나라 지역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은 증오에 맞설 우리의 집단 개입을 요구한다"고 기부 취지를 밝혔다.

ri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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