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용돈 모아 장학금 조성…보육원 봉사활동·재능 기부
(인천=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장학금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다른 학생들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해요."
인하대 재학생들이 모여 만든 '사랑·나눔·감사 장학회' 회원들이 용돈을 조금씩 모아 적립한 장학금을 지역 고등학생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22일 열었다.
장학회는 동문 기업인이나 사회 저명인사가 쾌척한 기금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박상호(27·경영학과 4년)씨 등 인하대 재학생 7명 주도로 결성돼 눈길을 끈다.
이들은 올해 2월 인하대 동문인 정쾌한 한성e비즈니스 전무이사가 전달한 동문 장학금 수혜자들이다. 정 전무이사가 결성한 장학회 이름도 '사랑·나눔·감사 장학회'다.
정 전무이사는 당시 후배들의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1억 원을 학교에 전달했다.
그는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에게 학생 장학회를 만들어 보라고 제안했다. 장학금을 받은 재학생 7명은 정 전무이사의 뜻을 이어 나눔과 감사의 정신을 실천하고자 올해 3월 같은 이름의 장학회를 만들었다.
이들은 매달 빠듯한 용돈을 조금씩 떼어 첫 장학금 50만 원을 모았고, 정 전무이사가 50만 원을 더해 100만 원을 채웠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 지역본부에 요청해 장학금을 수여할 지역 고등학생 한 명을 추천받아 이날 장학금을 전달한 것이다.
장학회 회원인 정규성(24·정보통신공학 3년)씨는 23일 "어려운 환경에 있는 학생들이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금전적인 지원뿐 아니라 교육적, 정서적인 도움도 이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재학생 2명이 장학회 회원으로 추가로 참여했다. 이들은 졸업 후 2기 장학회 학생들을 모집해 장학회 규모를 더욱 확장한다는 꿈을 갖고 있다.
회원들은 매달 학교 인근 보육원을 찾아 원생들에게 일일 교사로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장학금을 모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교생들에게 자신들의 재능을 전달하는 멘토링 활동도 구상하고 있다.
인하대총동창회도 학생 장학회의 장학금 전달식이 열린 날 교내 60주년 기념관에서 2학기 장학증서 수여식을 열고 재학생 106명에게 장학금 총 2억원을 전달했다. 행사에는 최순자 총장과 강일형 총동창회장 등 동문 70여 명이 참석했다.
총동창회는 1972년부터 장학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1990년 재단법인 인하대동문장학회를 설립했다. 지금까지 재단을 통해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3천여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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