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날씨 양극화…한반도 둘러싸고 세 기류 충돌

입력 2017-08-23 17:00   수정 2017-08-23 21:06

'처서' 날씨 양극화…한반도 둘러싸고 세 기류 충돌

중부 '호우'-남부 '폭염'…평택 88㎜·김천 36도

북태평양고기압·한랭건조 공기·태풍 수증기 겹쳐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처서'인 23일 한반도를 둘러싸고 3가지 기류가 한꺼번에 영향을 미치면서 중부에는 장대비가 내린 반면 남부에서는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울산과 대구, 한라산 인근을 제외한 제주 전역, 진주·양산 등 경남 14개 지역, 김천·경주 등 경북 16개 지역, 전남 해남, 강원 삼척 평지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김천은 이날 오후 2시 14분께 36.1도까지 치솟아 전국에서 가장 뜨거웠다. 대구 35.9도, 경산·울산 35.4도, 경주 35.3도, 제주 35.0도 등 다른 영남과 제주 지방도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반면 경기 평택과 충남 당진에 한때 호우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중부에는 곳곳에 장대비가 쏟아졌다.

평택은 이날 하루 88.0㎜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렸고, 충북 제천 81.5㎜, 당진 73.5㎜, 경기 양주 65.0㎜, 서울 55.5㎜ 등 중부에 비가 집중됐다. 일부에서는 시간당 20㎜가 넘는 강한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 같은 양극화는 중부지방까지 뒤덮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한랭건조한 공기가 충돌을 일으키면서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 중국 남부에서 약화한 제13호 태풍 하토(HATO)로부터 수증기가 유입되며 강수를 '부채질'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영남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중심에 가까워 구름이 흩어졌고 소백산맥이란 지형적 영향까지 겹쳐 더웠다"면서 "중부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있고 태풍 하토의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많은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시계방향으로 도는 반면 남서쪽에 있는 하토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그 틈을 따라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됐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여기에 북태평양고기압과 성질이 반대인 기류가 남하하면서 북한과 중부 쪽에 불연속면이 생겨 대기가 불안정한 상태"라며 "24일에도 이런 이유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극과 극' 날씨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기상청은 24일 오전 11시를 기해 부산과 경남 거창에 각각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를 발효할 예정이다. 울산과 경남 창녕은 폭염주의보를 경보로 대치한다.

아울러 24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강원 등 중부지방에는 호우 예비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23∼24일 서울과 경기, 강원 영서, 서해5도의 예상 강수량은 50∼150㎜다. 많게는 200㎜ 넘게 오는 곳도 있겠다. 특히, 서울, 경기, 강원 영서는 24일 시간당 5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수 있다.




s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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