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4천800명 9년 추적관찰 결과…"여성은 유의성 관찰 안 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중년 이후 몸이 비만하면서 근육량이 감소하는 남성은 골절 위험이 최대 2.6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신찬수·김정희 교수팀은 한국인 유전체 역학연구에 참여한 40세 이상 성인(평균나이 55.5세) 4천814명(남 2천189명, 여 2천625명)을 대상으로 2001년부터 평균 9.4년 동안 근육량과 지방량에 따른 골절 위험도를 성별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체중이 골밀도 또는 골절 위험과 관련이 깊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몸을 구성하는 근육과 지방이 뼈 건강에 각각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았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를 근육량과 체지방에 따라 정상군, 근감소증군, 비만군, 근감소성 비만군의 4개 그룹으로 나눠 성별로 골절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했다.
이 결과 평균 9.4년의 추적관찰 기간에 남성의 3.5%(77명), 여성의 7.7%(203명)에서 최소 1차례 이상 골절이 발생했다.
남성의 경우 비만할수록, 근육량이 적을수록 이런 골절 위험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근육량이 감소하는 근감소증을 가진 남성은 근육량이 정상으로 유지된 남성보다 골절 위험도가 2.2배 높았다. 특히 비만하면서 근감소증을 가진 경우에는 이런 위험도가 2.6배로 크게 상승했다.
반면 여성은 4개 그룹 사이에 유의성 있는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여성의 경우 지방이 뼈 건강에 이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즉 평상시에는 지방이 과도해도 골다공증과 골절 위험을 어느 정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지만, 낙상 시에는 충격과 골절의 위험을 높이고 염증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근육량은 남성만큼은 아니지만, 여성에서도 골절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연구팀은 평가했다.
신찬수 교수는 "중년 이후 남성은 근육량을 유지하고, 비만하지 않도록 해야 골절 위험도를 낮출 수 있음을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면서 "여성은 체지방과 근육량 외에도 호르몬의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등 골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워낙 복합적이어서 향후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bi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