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대북 제재만으론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한 상황을 개선할 수 없다고 러시아 외무부 고위인사가 협상론을 거듭 제안하고 나섰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23일(현지시간) 방송된 일본 NHK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재로 현 상황을 바꿀 순 없다"면서 "문제 해결은 미국이 추진하는 것처럼 압박 강화를 통해서가 아니라 대화를 통해서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러 관계를 담당하는 랴브코프 차관은 앞서 21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와 회담하며 한반도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고 현재 정세 아래 유관국이 자제를 유지하고 대립과 긴장을 가속하는 언행을 피해야 한다고 거듭 천명했다"면서 "동시에 외교적 노력을 통해 대화와 협상 재개 추진을 가속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지난 15일 발간된 자국 외교전문잡지 '국제 사건'(International Affairs)과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은 다른 나라(북한)에 비현실적 조건을 제시하고 있고, 다른 나라는 그러한 압박을 중단시키는 길이 무력적 요소로 대항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판돈을 높이는 위험한 게임이며 막다른 골목으로 가는 길"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러시아는 한반도 위기 사태와 관련 미국과 북한이 자칫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도발적 말싸움을 중단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함께 제안한 '쌍중단' 이행을 통해 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쌍중단은 북한의 핵실험·탄도미사일 발사와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것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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