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중국금융경제연구소장 세미나서 강조…"한국 이긴 中기업에 투자해야"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삼성전자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선강퉁·후강퉁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보다 많이 오른 기업이 77개에 이릅니다. 과거의 공포를 버리고 중국의 미래를 봐야 합니다."
2015년 대폭락을 겪은 중국 증시가 시진핑 2기, 서비스 사회로의 전환 등에 힘입어 반등하며 '살아남은 자들의 축제'를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병서 중국금융경제연구소장은 23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주최한 '중국 시장 전망과 중국본토 펀드 투자 세미나'에서 "중국은 말하자면 '산삼이 있는 지뢰밭'"이라며 "현재의 공포는 정보의 부족 때문이며 최근 이어지는 중국의 변화를 기회 삼아 돈 벌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삼성전자·현대차 등 한국 제조업체의 중국 점유율은 3%에 머무르고 있다"며 "제조업을 필두로 한 한국의 대(對)중국 특수는 2014년에 끝났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는 중국 증시가 2015년 부진 이후 최근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 본토의 투자환경 변화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 소장은 최근 중국의 변화 중 도시화·서비스화·금융화·정보화에 주목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가진 중국 인구가 13억6천만명에 달하며 이들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빅데이터를 생산해내고 있다"며 "앞으로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기업이 몇 개가 나올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을 능가하는 알리바바, 텐센트의 최대주주가 각각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네스퍼스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바로 이웃 나라인 한국은 과거의 공포에 묶여 이러한 기회를 놓치고 있다. 이제는 '돈'이 나설 차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기술만 자랑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며 "한국을 이긴 기업, 뒤통수를 친 기업을 사야 한다"고 중국에 금융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5% 수준에 머물러 성장이 둔화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성장기를 어느 정도 지났기 때문으로, 전체적으로는 둔화해 보일 수 있으나 '일대일로' '인터넷+a(알파)' '대중창업·만인혁신' '중국제조2025' 전략 등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분야별 급성장을 해나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2기 정부를 꾸리면서 그간의 부정부패 해소보다는 민생에 신경을 쓸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기업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70%에 달할 정도로 커진 상황에서 이 문제의 해법은 부채를 주식으로 바꾸는 전략, 즉 증시 개방밖에 없을 것"이라며 향후 자본 유입에 따른 중국 증시의 상승을 예상했다.
전 소장은 이어 "중국은 더는 제조, 공업국가가 아닌 서비스국가"라며 "인구변화·문화·금융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홍콩지사에서 중국본토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펑 야오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나와 "중국의 GDP는 2016년 이후 18개월간의 조정 기간을 지나 최근 반등을 시작했다"며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시장 지수 편입과 소비 업그레이드, 정책의 안정화, 첨단 제조기술 발전 등에 힘입어 중국 증시가 더욱 활기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hom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