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복지 위해 기숙사 필요" vs "원룸 공실로 생존권 위협"
(홍성=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충남 홍성 혜전대가 기숙사 건립 문제를 놓고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대학 측은 학생복지 등을 위해 기숙사를 건립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인근에서 원룸 임대업을 하는 주민들은 신축 기숙사가 원룸 수요를 없앤다며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
24일 홍성군에 따르면 혜전대 학교법인 혜전학원은 최근 학내에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기숙사를 짓겠다며 군에 건축 허가를 신청했다.
대학 측은 기존 여학생 기숙사 인근에 7천799㎡ 규모의 기숙사동과 302㎡ 규모의 관리동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기숙사가 건립되면 학생 300명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대학 측은 학생복지 향상 등을 위해 기숙사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년 전부터 학교 인근 원룸을 임대해 남학생 기숙사로 사용하고 있지만, 시설이 노후해 학생들의 불만이 크다는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 등에 따른 등록 인원 충원도 기숙사가 필요한 이유라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학교 측은 320명을 수용하는 여학생 기숙사를 리모델링해 200명용으로 바꾸고 300명을 수용하는 신축 기숙사를 건립하면 결과적으로 기숙사 수용 인원이 180명 증가하는 것에 불과해 원룸 소유주들에게 큰 피해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 관계자는 "학교 주변 원룸을 임대해 기숙사로 사용하고 싶어도 임대료가 너무 비싸 엄두를 낼 수 없다"며 "기숙사를 짓는다고 하더라도 수용 인원이 180명 증가하는 것에 불과해 인근 원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민들은 기숙사가 건립되면 원룸 공실률이 높아져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수년 전 이 대학 인근 청운대 일부 학과가 인천으로 이전하면서 원룸 공실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숙사 신축이 지역 경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최근 홍성군수에게 보낸 진정서에서 "혜전대 기숙사 신축과 관련해 걱정스럽고 우려스러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혜전대 인근 200여 개 원룸 가운데 일부를 제외하고는 50%의 공실률을 보이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민과의 갈등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 학교 주변 원룸을 기숙사로 활용하는 게 현실적인 판단이고 학교와 주민이 상생하는 길"이라며 "주민들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건축 허가를 반드시 불허해 달라"고 호소했다.
학생들은 기숙사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상범 혜전대 총학생회장은 "기숙사 부족과 높은 원룸 임대료 때문에 많은 학생이 수도권에서 통학하는 실정"이라며 "학생복지 향상을 위해 기숙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숙사가 건립돼 학교 주변에서 생활하는 학생이 늘어나면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무엇이 지역 경제와 학생복지를 위해 좋은 방법인지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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