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이민자 인종차별적 단속 악명높은 인물 실제 사면시 파문 커질듯
트럼프 애리조나 집회서 지지자들 "사면하라" 연호
(로스앤젤레스·워싱턴=연합뉴스) 옥철 신지홍 특파원 = 미국 인종갈등에 기름을 부었다는 논란에 휘말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애리조나 주(州) 대규모 집회에서 인종차별적 불심검문으로 악명높은 거물급 경찰 출신 인사에 대한 사면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집회 연설에서 애리조나 주 마리코파 카운티 경찰국장을 지낸 조지프 아르페이오(85)를 언급하면서 "내가 예상을 해보겠다. 내 생각에 그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페이오는 인종 프로파일링(피부색이나 인종에 기반해 용의자를 추적하는 기법)이라 불리는 수사 방법을 동원해 히스패닉계 불법체류자들을 다수 체포·구금함으로써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린 문제적 인물이다.
특히 범죄 혐의점이 없는 불법체류 이민자를 구금해온 관행에 제동을 건 연방지방법원의 명령에 불응한 채 자의적으로 이민법을 해석해 지속적으로 불법체류자를 구금하도록 관할 경찰에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르페이오는 기소된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되면 6개월 구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사면을 단행할 경우 백인우월주의자들에 의한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유혈사태로 심화된 미국 내 인종갈등의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천 명의 지지자들을 향해 "이 방에 있는 여러분들은 보안관 조(조지프 아르페이오)를 좋아하는가?"라고 묻자 지지자들은 "조를 사면하라"고 연호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보안관 조가 자기의 직무 때문에 기소됐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아니다. 그는 히스패닉계에 대해 차별하지 말라는 법원 명령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아르페이오 전 경찰국장이 기소된 것은 자신의 경찰직무와 관련한 비위 탓이 아니라 단순히 법원 명령의 위반에 따른 것인 만큼 사면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드러낸 언급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오늘 밤에는 사면하지 않겠다. 논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보안관 조는 안심해도 된다"고 거듭 사면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페이오 사면을 결정하면 취임 이후 첫 사면권 행사 사례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는 "심각하게 (아르페이오의 사면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 아르페이오를 국토안보부 장관 후보로 고려했다는 말도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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