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석유비축기지, 40여년 베일 벗고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입력 2017-08-24 11:00   수정 2017-08-24 14:10

마포 석유비축기지, 40여년 베일 벗고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축구장 22개 크기…470억원 들여 공연장·커뮤니티센터 등 지어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서울 마포구 매봉산 자락에 자리한 1급 보안시설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40여년 만에 베일을 벗고 복합문화공간 '문화비축기지'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시는 2013년 1월부터 470억여원을 들여 진행한 '문화비축기지' 조성 사업을 마치고, 다음 달 1일 정식 개장한다고 24일 밝혔다.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1973년 세계 석유 파동으로 국내 경제가 직격탄을 맞자 유사시 석유 공급을 위해 서울시가 1976년부터 2년간 건설한 시설이다.

1976년 첫 삽을 뜰 때부터 '1급 보안시설'로 지정돼 시민의 접근이 철저히 통제되다가 인근 상암월드컵경기장 건설로 2000년 11월 폐쇄됐다. 이후 일부 부지만이 임시주차장으로 활용됐을 뿐 17년간 사실상 방치됐다.

다시 태어난 문화비축기지는 축구장 22개와 맞먹는 14만여㎡의 면적을 자랑한다.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도보로 7분 거리에 있다. 매봉산 능선을 따라서는 1.3㎞ 길이의 산책로가 조성됐고, 매봉상 정상에는 문화비축기지는 물론, 월드컵경기장과 한강까지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문화비축기지는 공연·장터·피크닉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열린 공간인 '문화마당'과 그 주변을 둘러싼 6개의 탱크인 T1∼T6로 이뤄졌다.

시는 "이 탱크들은 과거 가솔린·디젤·벙커시유 등 유류를 보관하던 곳이다. 최대한 원형을 살려 복합문화시설로 만들었다"며 "기존 자원을 재생하고 다시 쓰는 '도시재생방식'을 사용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T1은 공연·전시·제작워크숍이 가능한 다목적 공간이다. 미국 뉴욕의 '애플스토어'와 비슷한 유리 돔을 씌운 것이 특징이다.

T2는 철재를 모두 제거하고 공연장과 야외무대로 탈바꿈했다.

T4는 미디어 전시 등이 가능한 복합 문화공간, T5는 마포 석유비축기지 40여 년 역사를 살펴보는 이야기관, T6는 카페·강의실·회의실 등이 들어선 커뮤니티센터로 각각 꾸며졌다.

특히 가장 안쪽에 자리한 T3는 리모델링 없이 기존 원형을 그대로 남겨 조성 당시 모습을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시는 "문화비축기지 모든 건축물은 지열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로 냉·난방을 해결한다"며 "화장실 대·소변기와 조경용수는 생활하수와 빗물을 재활용한다"고 덧붙였다.

시는 다음 달 1일 개장 이후 연말까지 마을, 문화, 예술, 생태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 문화마당에서는 마을 장터인 '달시장'이 열리고, 다음 달 16일에는 친환경 도시농부가 참여하는 시장인 '마르쉐@문화비축기지'가 펼쳐진다. 다음 달 23일에는 전국 우쿨렐레 연주자가 한자리에 모여 호흡을 맞추는 '우크페페'가 열린다.

9∼10월 2개월간 석유비축기지 시설 자료 전시 행사인 '옛 근로자의 시선으로 보는 문화비축기지'와 매봉산 자연 생태를 둘러보는 체험 행사인 '매봉산 생태지도 만들기 워크숍'도 마련된다.


시는 문화비축기지 리모델링 사업을 하면서 설계 단계에서부터 시민 1천100여 명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설계자문회의와 실무회의 등을 열었다. 앞으로의 운영 방안도 민간 전문가 등 14명으로 이뤄진 '협치위원회'가 결정한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문화비축기지는 쓰임을 다한 산업화시대 유산의 역사와 문화 숨결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쓰임으로 전환하는 도시재생의 대표모델이자 친환경 랜드마크"라며 "41년간 시민과 단절됐던 공간이 문화공원으로 다시 태어나 사람이 모이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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