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주조릿대 관리방안 연구' 결과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한라산을 뒤덮은 제주조릿대를 베어내고 말을 방목해 먹게 했더니 생태계가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한라산 제주조릿대 분포면적과 관리방안을 도출하는 '제주조릿대 관리방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조사에서 한라산 1천400m 이상 지역 22㎢ 중 88.3%인 19㎢ 면적을 제주조릿대가 덮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지역에 있는 산철쭉 3천993그루 중 약 40%, 털진달래 158그루 중 약 89%가 생육 불량 상태에 빠져 죽어가거나 말라죽는 등 심각한 피해를 봤다.
세게유산본부는 이에 한라산의 생물종 다양성 유지를 위해 백록담 아래 해발 1천700∼1천800m 장구목 지역 1㏊에 있는 제주조릿대를 베어내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상당수 털진달래와 산철쭉에서 새로 싹이 돋아나는 등 생육이 회복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식물종도 38종에서 52종으로 늘어났다.
또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제주마 2마리와 한라마(제주마와 더러브렛종 경주마 교잡종) 2마리를 해발 1천600m 만세동산에 설치한 1㏊의 조사구역에 올려보내 방목한 결과 1마리당 하루에 15.9㎏의 제주조릿대를 먹어치웠다.
말 방목지역의 식물종은 36종에서 44종으로 증가했다.
세계유산본부는 벌채와 말 방목이 진행됨에 따라 제주조릿대의 줄기 밀도·크기는 감소했지만, 한라산 식물종이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1.8㏊의 제주조릿대 추가로 베어내고, 말을 10마리로 늘려 방목할 예정이다.
김창조 세계유산본부장은 "제주조릿대 관리방안 연구를 통해 한라산 천연보구역의 종 다양성 증가와 효율적인 운영관리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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