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화성-13 개발중…북극성-3 시험발사 직전단계"
"화성-13은 사거리 1만2천㎞급…북극성-3은 사거리 증대형 추정"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시찰 당시 정보를 노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화성-13'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을 개발했을지 주목된다.
북한이 23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을 공개한 김 위원장의 시찰 사진에는 '화성-13'과 '북극성-3'의 개략적인 구조도가 나왔다.
화성-13의 도면은 추진체가 1단, 2단, 3단으로 분리되어 있고 둥근 형태의 재진입체 모양도 나타나 신형 3단 ICBM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북극성-3형의 도면에는 '수중전략탄도탄'으로 표기되어 있어 신형 SLBM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신형 ICBM인 화성-13과 신형 SLBM인 북극성-3을 개발했거나 개발 중임을 의도적으로 과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화성-13은 현재 개발 중이며, 북극성-3은 이미 개발이 끝났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4일 "화성-13의 경우 김정은에게 도면을 보여준 것으로 봐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북극성-3은 시험발사 직전의 단계로 추정되고 있어 북한은 결국 보여줄 것이 남았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신종우 선임분석관은 "북한이 고체 ICBM을 개발해왔기 때문에 화성-13을 개발 중일 것으로 본다"면서 "북극성-3은 이미 개발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화성-14' 발사 축하공연 영상에 등장한 김정은 위원장 뒤로 북극성-3이라고 표시된 SLBM 동체가 나타난 것으로 미뤄 북극성-3이 완성됐을 것이라는 게 신 선임분석관의 설명이다.
북한은 개발 중이거나 개발이 끝난 것으로 보이는 이들 신형 미사일을 전략적 도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선택해 시험발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단 형태의 화성-13은 사거리 1만2천㎞급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김 교수는 "화성-13은 1단은 액체, 2·3단은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1만2천㎞급 ICBM으로 봐야할 것 같다"면서 "북한이 공개한 도면 사진에 타원형 분출구 2개가 식별되어 아마도 1단에 화성-12형의 엔진 2개를 묶어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2012년 김일성 생일 100주년 열병식 때 원추형 탄두 모양의 3단 ICBM 화성-13(KN-08)을 공개했고, 2015년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선 탄두가 뭉툭한 형태의 개량형 2단 ICBM 화성-13(KN-14)을 보여줬다. 이들 미사일은 한 번도 시험 발사하지 않았다.
북한이 ICBM급 화성-14를 두 차례 시험 발사한 뒤 화성-13 도면을 공개한 배경도 주목된다.
김 교수는 "북한은 미사일을 개발하는 최초 계획단계에서 번호를 부여한다"면서 "3단인 화성-13 개발계획을 수립해 진행해오다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한판 게임을 앞두고 그 전에 최소한 ICBM 발사 능력을 보여주고자 급하게 화성-12형에 2단 추진체를 탑재해 화성-14를 개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 선임분석관도 "화성-13은 2단과 3단 2종류가 공개되었는데 최초 액체 엔진으로 개발하려다가 뒤늦게 고체 엔진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북극성-3의 도면에는 잠수함 수직발사관과 노즈콘(재진입체), 단 분리 등의 모습이 식별됐다.
노즈콘은 북한이 2016년 3월 대기권 모의환경 시험을 했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재진입체 형상과 매우 흡사했다. 이로 미뤄 북극성-3은 대기권 재진입이 요구되는 사거리 증대형(2천~2천500㎞ 추정)으로 개발됐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번 도면 사진에는 SLBM 동체에 탄소섬유가 도포된 모습도 보였다.
로켓 모터와 연소가스를 배출하는 노즐, 미사일 동체 등에 사용되는 탄소섬유는 가벼워 미사일 분야에서는 사거리 증대 효과가 있다. 미국의 트라이던트-Ⅱ SLBM은 3단 동체 전체를 탄소섬유로 제작했다.
북한은 미국 SLBM과 같이 동체를 탄소섬유로 제작해 무게를 줄여 잠수함 탑재 중량을 줄이고, 미사일 사거리를 늘리겠다는 의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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