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에서만 발견되는 세계적 희귀동물인 오랑우탄 수가 불과 10여 년 새 절반으로 급감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보르네오 섬의 원시림 16만㎢를 조사한 결과 작년 기준으로 약 5만7천350마리의 오랑우탄이 이 지역에 사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숲 100㎢에 서식하는 오랑우탄의 개체 수는 13∼47마리로 추산됐다.
이는 2004년 당시 서식밀도(100㎢당 45∼76마리)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보르네오 섬의 열대우림 면적이 급격히 줄고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실제 감소세는 이보다 훨씬 가파를 가능성도 있다.
보고서는 "보르네오 섬에는 현재 42개의 오랑우탄 개체군이 있지만 100∼500년이 지나면 이 중 18개 개체군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르네오 섬과 수마트라 섬에만 서식하는 오랑우탄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심각한 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으로, '야생 상태 절멸'(Extinct in the Wild) 직전 단계에 놓여 있다.
오랑우탄이 멸종 위기에 놓인 것은 팜오일과 고무나무 농장 개간 등으로 서식지인 열대우림이 파괴된 결과다.
밀렵된 오랑우탄을 애완동물 삼아 기르는 현지 관행과 농작물을 해치는 해수(害獸)라며 사냥하는 농민들도 개체 수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1973년 28만8천500마리에 달했던 보르네오 섬의 야생 오랑우탄 수가 2025년까지 4만7천 마리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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