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 충남 서산시 지곡면에서 32년째 마을 주민 간 송아지 기부가 이뤄지고 있다.
24일 오전 지곡면 대요리 권근혁(76)씨는 그동안 정성 들여 키운 암송아지 1마리를 이웃에게 전달하는 '고향에 송아지 보내기 운동' 기탁행사를 했다.
이 행사는 기탁받은 암송아지를 3년 동안 키워 어미 소를 만들고 어미 소가 암송아지를 낳으면 다른 농가에 전달하는 것으로, 1986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다.
당시 한 기업이 농가소득 증대와 자립기반 조성을 도우려고 마을에 암송아지 한 마리를 기부하면서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38개 농가가 참여했다.
기탁받은 암송아지가 어미소가 돼 암송아지를 낳으면 주민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재산 규모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암송아지 기탁자로 확정된다.
이번에 암송아지를 전달받은 김환성(67)씨는 "새 식구로 맞아들인 송아지를 잘 먹이고 키워서 3년 후에 다른 이웃에게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대영 지곡면장은 "송아지 보내기 운동이 명맥이 30여년째 이어져 내려오는 곳은 지곡면이 유일할 것"이라며 "소 한 마리가 농가에 큰 재산이던 때와 달라졌지만, 이웃 간 서로 돕고 관심을 갖는 미풍양속이 앞으로도 지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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