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해군 파격 인사 이어 군부 재편 가속화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군 지도부 개편에 박차를 가하면서 새 공군 사령원(사령관)에 시진핑 인맥으로 분류되는 딩라이항(丁來杭) 중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세 명의 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12년부터 공군 사령원을 맡아온 마샤오텐(馬曉天)의 후임으로 딩 중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68세인 마 사령원은 조만간 은퇴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60세가 되는 딩 중장은 인민해방군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했으며, 2007년 공군사관학교 교장, 2008년 청두(成都)군구 공군 참모장으로 임명됐다. 지난해부터는 북부전구(戰區) 공군 사령원을 맡고 있다.
딩 중장은 그와 경합했던 이샤오광(乙曉光) 연합참모부 부참모장, 마전쥔(麻振軍) 공군 참모장을 제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는 상당히 의외의 인사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7월 상장으로 승진한 이 부참모장은 3명 중 경험이 가장 많은 후보로 꼽힌다. 55세인 마 참모장은 공군 수뇌부 중 가장 나이가 적어 시 주석이 추진하는 군부 세대교체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두 경쟁자에 비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온 딩 중장이 가장 강력한 후보로 부상한 것은 시 주석과의 정치적 인연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딩 중장은 2001년 푸젠(福建)성 성도인 푸저우(福州) 소재 8군 참모장으로 임명됐는데, 이는 시 주석이 2000년부터 2002년까지 푸젠성 성장으로 재직했던 시기와 겹친다.
시 주석은 자신이 성장 등으로 재직했던 지방의 군 장성들과 끈끈한 관계를 맺기 위해 힘썼으며, 2012년 집권 후에는 이들을 군부 요직에 앉혀 군부를 장악하는 기반으로 삼아왔다.
딩 중장의 임명이 이뤄지면 올해 2월 단행된 파격적인 해군 인사에 이은 시 주석의 본격적인 군 지도부 재편으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시 주석은 당시 남해함대 사령원인 선진룽(沈金龍) 중장을 우성리(吳勝利) 해군 사령원 후임으로 승진 임명했다.
이는 신중국 성립 시기를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함대 사령원에서 해군 사령원으로 파격 승진한 인사였다. 그는 지난해 7월 소장에서 중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해군 전체를 지휘하는 해군 사령원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위안위바이(袁譽柏) 당시 북해함대 사령원은 남부전구 사령원으로 선임돼, 해군 장성 최초로 육군 전구를 관장하게 됐다.
딩 중장이 임명된다면 이는 시 주석이 '젠(殲)-20' 스텔스 전투기로 상징되는 공군의 '하드웨어' 강화에 이어, 뛰어난 조종사 양성이라는 '소프트웨어' 강화에 힘을 쏟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딩 중장은 공군사관학교 교장을 지내 우수한 공군 인력 양성에는 최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 주석은 군 현대화를 위해 육군을 감축하면서도, 공군과 해군 전력 강화에는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공군은 42만 명에 달하며, 올해 3월에는 미국의 F-35기에 대적할 스텔스 전투기 '젠-20'을 실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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