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해양구조선, 바다 곳곳서 목숨 걸고 인명구조…활약 잇따라

입력 2017-08-24 15:39  

민간해양구조선, 바다 곳곳서 목숨 걸고 인명구조…활약 잇따라

전남·북 해상서 1천88척 활동…올 상반기 111명 구조

(목포=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해양경찰과 연계해 신속하게 인명구조에 동참하는 민간해양구조선의 활약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2일 새벽 전남 완도군 여서도 해상에서는 22명이 탄 9.77t급 어선이 침몰 위기에 처했다가 인근에서 출동한 민간해양구조선과 낚시 어선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구조됐다.

사고가 난 낚싯배는 스크루에 어망이 감겨 움직일 수 없게 된 데다가 배에 물까지 차오르기 시작한 상황이었다.

이날 오전 0시 30분께 119를 통해 신고를 접수한 서해지방해양경찰청과 완도해양경찰서는 가장 가까운 경비함정을 출동시키고 여서도에 거주하는 민간해양구조대원에게 구조 지원 요청을 했다.

또, 선박 위치식별장치를 통해 사고 현장과 가까운 해역에 있던 낚시어선 4척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가장 가까운 해경 경비함정은 15마일(약 24km)이나 떨어져 있었고 파도도 2.5∼3m로 높게 일어 한 시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4.9t급 민간해양구조선 블루마린호 김 호 선장(43)과 낚시어선 선원들은 해경과 실시간으로 무선 연락을 주고받으며 20여분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사고 지점에 암초가 많았지만, 지형을 잘 알고 있는 김 선장이 자신의 배 선수를 사고가 난 배에 걸쳐 한 명씩 옮겨가며 10분여 만에 22명 모두 무사히 구조했다.

서해해경청은 올해 1∼6월까지 전남·북 권역에서 발생한 384건의 해상 사고 중 74건이 민간해양구조선의 도움으로 구조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전체 사고로 인한 구조자 1천869명 중 민간해양구조선이 구조한 인원은 111명, 상선과 일반 어선 등이 구조한 인원도 675명에 달한다.

전남·북에서는 민간해양구조선 1천88척, 민간해양구조대원 1천80명이 활동하고 있다.

지역에서 다년간 활동해 주변 지형을 잘 아는 선장·선원으로 구성된 구조대원들은 해경과 1년에 4차례 선박 화재, 침몰 등 해상 사고를 가정한 교육훈련을 한다.

해경 관계자는 "육지와는 판이한 긴급 출동 상황에서 사고 해역과 가까이 있고 지리에도 밝은 민간 선박의 도움은 골든타임 확보에 필수"라며 "완도 해역에서 구조에 앞장선 김호 선장에 대해 서해해경청장 표창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reu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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