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없는 탓 MB정부 18일·朴정부 52일보다 늦어
능력·전문성 고려 속 개혁성향 두드러진 내각
여성 30% 근접…지역안배 이뤄져·'SKY대 출신' 절반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박경준 기자 = 청와대가 박성진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임명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6일 만에 장관 18자리의 인선이 마무리됐다.
지난달 23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명된 뒤로 한 달 넘게 홀로 공석으로 남아 있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채워져 마지막 퍼즐 한 자리가 맞춰지면서 명실상부한 문재인 정부가 '완전체'로 출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18일 만에, 박근혜 정부가 출범 52일 만에 장관 인사를 마무리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늦어진 편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이는 문재인 정부가 인수위 없이 출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조각 과정에서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검증 부실 의혹으로 낙마한 것은 새 정부의 인사에서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논문 표절 인사는 공직에서 배제한다는 이른바 '5대 인사원칙'이 후퇴했다는 지적도 해명돼야 할 부분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렇듯 인사에 있어 일부 순탄치 않은 장면이 있었음에도 청와대는 경력과 전문성을 고려해 최적의 인사를 했다고 자평하는 한편, 1기 내각의 성과로 인사의 성패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내공'을 평가받겠다는 분위기다.
예산 분야를 두루 거친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별보좌관을 지낸 강경화 외교부 장관, 교수임에도 현장 경험을 쌓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 전문성과 능력이 검증된 인물로 내각이 짜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은 전문성 못지않게 문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수행할 개혁적 성향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는 게 중론이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경기도 교육감 시절 개혁적인 교육정책의 대표주자였고 김은경 환경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도 진보적 성향의 시민단체 출신이다.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문 대통령과 여당에서 오랜 기간 국정철학을 공유해 온 정치인 출신이 많다는 점도 이런 평가를 뒷받침한다.
이 때문에 1기 내각을 두고 일각에서는 '유시민(유명 대학·시민단체·민주당)' 내각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개혁성향 인사들이 비교적 낮은 연령대일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장관들의 평균 연령만 놓고 보면 60.6세로 박근혜 정부 1기 내각 장관들의 평균 나이인 59.1세보다 오히려 높은 편이다.
18명 중 60대가 13명, 50대가 4명이고 40대는 1명이다.
탕평 인사를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의 인사 기조에 맞춰 지역별 배분은 비교적 잘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부산 출신이 각각 4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광주와 전남·북 등 호남 출신이 모두 4명이었고 충청권이 3명, 경남이 2명, 경북과 경기 출신이 각각 1명씩이었다.
내각의 30%를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공약도 사실상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장관 중 5명이 여성으로 채워져 여성의 비율은 27.8%인데, 장관급으로 격상된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을 넣어서 헤아려 보면 여성의 비율은 31.6%까지 올라간다.
대학별로 장관 구성을 분석해 보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SKY'로 불리는 명문대 출신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대 출신이 4명, 연세대 출신이 3명, 고려대 출신이 2명으로 50%를 차지한다.
건국대·국제대·방송통신대·부산대·성균관대·충북대·포항공대·한양대·해군사관학교 출신이 각각 한 명씩이다.
kj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